제약사 “밑져야 본전”…화장품 사업 진출 러시

[신송희 기자] 화장품 사업 진출 열풍이 제약사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투자 회수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신약 개발 보다는 현금 환급성이 좋은 새로운 먹거리로 화장품 생산·유통을 선택한 셈이다. 전국적으로 촘촘히 갖춘 유통망 역시 “밑져야 본전”이라는 인식의 밑거름으로 작용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제약품, 대웅제약, 동국제약, 한미약품, 일동제약, 한올바이오파마 등이 이미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고 신규로 화장품 브랜드 론칭을 준비 중인 업체만 해도 줄잡아 10곳이 훌쩍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병원과 약국 등 이미 충분한 유통망을 갖췄고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만큼 타 업종 보다 화장품 사업 진출이 쉽다”며 “다만 최근 너도나도 ‘기능성’을 내세운 화장품을 출시해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고 설명했다.


국제약품은 K-beauty(K-뷰티) 열풍이 있기 전인 지난 2008년 5월 화장품 사업부를 신설했다. 색조화장품인 ‘스틸라(stila)’를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에 유통하고 있으며 기초화장품인 ‘오리지널 로우(raw)’는 TV홈쇼핑 채널과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계열사인 디앤컴퍼니를 통해 ‘이지듀’, ‘셀리시스’, ‘에스테메드’ 등의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최근 고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를 신라면세점 인터넷점과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에 입점했다고 발표했다. ‘센텔리안24’는 지난 4월 론칭한 화장품으로 콜라겐 성분을 촉진해 주는 센텔라정량추출물이 핵심 성분이다.


이밖에도 동성제약의 봉독화장품, 일동제약의 리프팅 앰플마스크, 중외제약의 ‘클라로’ 등 각양각색의 다양한 브랜드와 기능성 화장품들이 출시됐다.


현재까지는 실적만 놓고 보면 꽤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국제약품은 올해 상반기 화장품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9.2% 증가한 62억원으로 총매출액 기준으로 2.3% 성장했다. 기초화장품 매출액은 40억원에 달한다.


올해 처음 화장품을 론칭한 동국제약도 2분기 매출액이 627억원으로 전년대비 11% 가량 증가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화장품을 포함한 헬스케어 사업부에서의 매출 증가가 가장 큰 요인”이라며 “이번 신라면세점과 코스트코에 입점해 유통망을 확장시켜 더 큰 매출 확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김태희 연구원은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제약 업체의 화장품 사업 진출을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동국제약의 경우 마데카솔의 성분을 이용한 마데카 크림을 판매한 것처럼 시너지를 내는 데 있어 좋은 효과를 볼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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