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영 슈피겐코리아 대표 “발로 뛰니 실적도 껑충”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이대영 슈피겐코리아 대표



기술력이 중요한 중소기업은 CEO의 역할이 지대하다. 기술 노하우를 잘 알고 직접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CEO가 있는 기업은 장수기업이 될 확률도 높다. 김대영 슈피겐코리아 대표(44) 역시 현장형 인물이다. 직접 발로 뛰며 소비자의 특성을 파악하고 신제품을 만들어낸다. 휴대폰 악세사리 제조기업 CEO여서 일까, 직원들도 혀를 내두르는 얼리어댑터다. 신제품이 출시되면 바로 구입하는 것이 일상이다.


애플 아이폰 6S, 6S플러스가 첫 선을 보인 지난 9일(현지 시간) 시장내 긍정적인 평가가 가득하자, 투자자들은 슈피겐코리아로 얼굴을 돌렸다. 슈피겐코리아는 휴대폰 케이스, 액정보호 필름, 거치대, 패션가방 등을 판매하는 휴대폰 액세서리관련 제조사로, 아이폰 관련 매출이 전체 60% 정도를 차지한다.


김대영 대표는 쌍용정보통신, 대우통신, 티맥스소프트 등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회사를 옮겨 2009년 슈피겐코리아의 대표이사가 됐다.
그는 “퇴근 길에 문구점에서 투명 시트지를 한 장 사 휴대폰 사이즈에 맞게 자른 것이 이 길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됐다”며 “2006년 휴대폰 액정 보호필름 전문회사 SGP에 입사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2009년 2월 SGP에서 분리돼 나온 법인인 ‘SGP코리아’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후 2012년에 SGP코리아가, 유나이티드SGP를 인수해 2013년 11월 통합 법인 슈피겐코리아가 탄생했다. 기존 휴대폰 액세서리 관련 제조사들이 B2B(기업간 거래)에 집중한다면 이 회사는 자체브랜드 슈피겐(Spigen)을 내세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거래가 주를 이룬다. 코스닥시장에는 2014년에 상장했다.


휴대폰 관련 악세사리 산업은 유행에 민감한 패션산업으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소비자의 취향을 읽어내는 것이 제품 개발의 핵심이 된다. 그래서 그는 늘 현장에 있다. “사무실에서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 경쟁사의 제품 흐름을 읽을 수 없다”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슈피겐코리아의 대표상품인 ‘네오하이브리드’다.


김 대표는 “미국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미국의 한 카페에 앉아 하루 종일 사람들이 쓰는 휴대폰을 관찰하고 케이스의 색깔, 모양, 재질을 기록했다”며 “관찰해 보니 미국 소비자들은 메탈 소재 케이스를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돼 플라스틱에 메탈 느낌을 입힌 범퍼형 분리케이스 ‘네오하이브리드’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슈피겐코리아 제품은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유명 디자이너들과의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2년 이집트 출신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와의 협업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의류 디자이너 제레미 스캇과 공동 디자인한 스마트폰 케이스도 내놓았다. 이렇게 탄생된 제품들은 네오하이브리드 외에도 터프아머, 슬림아머 등의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


대부분의 제품은 해외로 판매되고 있어, 수출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한다. 미국 코스트코·아마존·이베이, 일본 소프트뱅크·라쿠텐 등 100여개국 약 2300개의 온·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해 있다. 올 해 초에는 베스트바이, 월마트 몰에 입점했으며 유럽 내 매장수도 대거 확보했다. 통신사, 북스토어, 대학 등의 오프라인 매장 등도 확대해 올해 약 4000개, 2016년 약 6000개로 매장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내수·수출용 제품 생산을 대부분 외주 제작으로 해결하고 있다. 경기 부천과 중국·베트남 소재 공장에 생산을 맡기고 있으며, 제품 기획·디자인과 품질 점검 등은 슈피겐코리아에서 맡는다.


이러한 방식으로 지난해 슈피겐코리아는 14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2년 526억원, 2013년 665억원에 이어 3년 사이 매출이 3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미국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최근 3년간의 미국 내 평균 매출 성장률이 무려 199%에 달한다. 미국 온라인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점유율도 7%대까지 상승했다.


올해도 아이폰6 출시에 이어 구글의 넥서스6 출시로 휴대폰 케이스 판매 실적이 또한번 급증했다. 2분기 매출액은 316억7809만원, 영업이익 97억2489만원, 당기순이익 83억4955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0%,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4%, 53% 증가했다.


슈피겐코리아의 목표는 세계 1위의 휴대폰 악세사리 제조업체가 되는 것이다. 웹사이트 랭킹 분석 업체 알렉사에 따르면, 1위 업체는 1983년 설립된 미국의 벨킨, 2위는 1998년 설립된 오터박스, 그리고 슈피겐코리아가 3위이다.


김 대표는 “현재 북미지역의 슈피겐코리아 점유율은 1%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앞으로 뻗어나가야 할 부분이 더 큰 만큼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성장을 이어나가겠다”고 전했다.


또 휴대폰 케이스 제조에 그치지 않고 이어폰, 백팩 등 제품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하고 있다. 본사 확장 계획도 있다. 해외 오프라인 판매 증가에 대비해 업무공간을 확충하고 물류관련 설비를 포함한 물류센터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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