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임대료 유예신청…극장 DNA 어쩌나
실적부진·희망퇴직에 전체 극장 임대료 6개월 유예신청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4일 16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CJ CGV가 임대료를 제대로 납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적부진과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축소영업·희망퇴직까지 단행하는 등 악화일로를 걷는 모양새다.


14일 CJ CGV 관계자는 “지난달 직영 극장 임대료를 내지 못했으며 이달들어 전체 극장 임대인들을 상대로 임대료 유예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임대료 유예기간은 6개월로 신청했으며 임대인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유예기간이 끝나면 밀린 임대료는 분할로 납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어려운 시기인만큼 부득이한 결정을 내렸다”면서 “임대인과 함께 이 어려움을 이겨내자는 차원이며 이달 말안에는 (유예신청에 따른)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CGV의 바람대로 임대료 유예신청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임대인 입장에서 CGV가 지출하는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탓이다. 일각에서는 임대운영권을 가진 하도급 회사가 많고, 투자자들을 끌어모아 매입한 건물들도 있어 전반적인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서울의 한 CGV 극장 임대인은 “최근 CGV로부터 임대료 유예신청과 관련한 공문을 받았다”면서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지만 늦어도 이번달 말이나 다음달 초 전까지 결정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임대인은 이어 “CGV가 내는 임대료는 다른 입점매장 대비 손가락에 뽑힐 정도로 탑급”이라면서 “유예신청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귀띔했다.


이번 CGV의 임대료 유예신청은 경영난 악화로 인한 자구책 중 하나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최근 극장 전체 하루 관객수가 1만명대로 급락했다. 지난해보다 최대 10분의 1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국내 멀티플렉스 3사 기준으로 볼때 CGV에 방문하는 관객수가 3000명대 란 얘기다. 월 임대료만 170억원을 내야하는 CGV 입장에서는 치명타다. 


가뜩이나 지난해부터 적자로 홍역을 앓고 있던 CGV가 더 큰 장벽과 직면하게 된 꼴이다. 실제 CGV는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손실 2391억원을 기록해 전년(순손실 1885억원)대비 손실폭이 확대됐다. 올해 1분기 손실액도 226억원(컨센서스)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CGV의 행보도 심상찮다. CGV는 116개 직영점 중 30%에 해당하는 35개 극장 영업을 중단했다. 정상 영업을 하는 극장도 전 상영관이 아닌 일부 상영관만 운영하는 스크린 컷오프를 시행 중이다. 상영 회차도 CGV용산아이파크몰과 왕십리, 영등포점을 제외한 모든 극장에서 3회차로 축소됐다. 지난 1월만 해도 일 상영 회차는 7회 이상이었다. 


전 임직원은 주3일 근무 체제로 전환됐다. 월 급여도 대표 30%, 임원 20%, 조직장 10% 비율로 연말까지 자진 반납키로 했다. 여기에 근속 기간 10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사상 첫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희망하는 임직원에 한해 무급 휴직도 시행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영향으로 CGV 등 멀티플렉스 사업자들의 진통이 심해지고 있다”면서 “관객들을 끌어모을 영화도 부진한 만큼 2분기까지는 이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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