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주관 부진한 하나금투, 막판 총력전
상반기 대어급 기업 RFP 대상 배제…'IPO 강자' 이미지 확보 나서
이 기사는 2020년 10월 09일 09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전경진 기자] 하나금융투자(이하 하나금투)가 상반기 침묵을 깨고 잇단 기업공개(IPO) 주관을 추진중이다. 이달 중에만 2개 기업의 IPO를 단독 주관하며 본격적인 실적 쌓기에 나선 것이다. 그간 IPO 시장에서 어렵게 구축한 '신흥 강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기위해서라도 하반기 예정된 딜(Deal) 완수가 중요해졌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투는 이달에만 위드텍과 포인트모바일 등 총 2곳의 IPO를 주관한다. 2곳 모두 공동 주관사 없이 하나금투가 단독으로 IPO 실무를 책임진다. 위드텍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공정 장비를 제조하는 업체로 오는 14~15일 기관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공모주 청약 절차에 돌입한다. 포인트모바일은 산업용 휴대정보 단말기(PDA) 제조하는 곳으로 26~27일 기관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IPO를 본격화한다.


위드텍의 공모 규모는 희망밴드(2만1000원~2만5000원) 상단 기준 최대 265억원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사업을 영위하는 주요 대기업들에게 모두 제품을 공급하면서 안정적인 실적을 실현하고 있는 '알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제조 기업들의 실적 부침이 있었음에도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229억원, 영업이익 27억원, 순이익 35억원으로 견조한 실적을 실현한 점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끄는 요소다.


포인트모바일은 공모 규모가 희망밴드(1만3000원~1만5000원) 상단 기준 164억원이다. 제조 중인 산업용 단말기 PDA의 판매 호조 속에 높은 이익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연결 영업이익은 90억원, 순이익은 8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배, 3배가량씩 커졌다. 특히 PDA는 병원, 물류창고, 제조공장 등 다양한 현장에서 쓰이고 있는 데다 최근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산업현장에서 취합할 수 있는 데이터량이 급증하면서 활용 가치가 재조명받고 있다. 미래 성장성이 큰 만큼 IPO 때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B 업계에서는 상반기 IPO 주관 경쟁에서 부진했던 하나금투가 하반기 적극적 행보로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상반기 중 단 2건의 IPO 딜만 주관하는데 그쳤다. 그나마 스팩(하나금융16호스팩)과 스팩합병 상장(윈텍)으로 기업가치를 투자자들에게 설득하는 공모 딜이 아니었던 만큼 주관사 역량을 대내외에 알리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지난달 바이오기업 이오플로우와 박셀바이오의 IPO 잇달아 성사시킨 것을 시작으로 위드텍, 포인트모바일까지 3개월간 총 4곳의 IPO를 주도하고 있다. 제일전기공업과 하나기술 등의 후속 주자도 예고하며 연내 주관실적을 6곳 이상으로 늘리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하반기중 하나금투가 적극적 행보에 나선 것은 'IPO 강자'로 쌓아온 평판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나금투는 최근 연간 4~5건의 IPO를 꾸준히 주관하며 시장내 '신흥 강자'로 조명받았다. 지난해만 해도 하나금투는 천보, 웹케시 등 알짜 기업들의 공모주 청약을 흥행시키면서 IPO를 '잘 하는' 증권사로 입소문이 났다. 덕분에 그해 SK바이오팜, 블랭크코퍼레이션,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메가박스중앙, CJ헬스케어 등 대어급 기업들로부터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받았다.

하지만 상반기 부진에 허덕이며 자칫 낮아진 평판은 곧바로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 하나금투는 상반기중 잇단 빅딜 입찰에 초대조차 되지 못했다. SK바이오팜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흥행이후 크래프톤, 원스토어, 카카오페이 등 시가총액이 '조단위'까지 예상되는 기업들이 IPO를 준비하고 있지만 이들이 증권사에 보내는 RFP 대상에서 하나금투는 제외됐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올해 굵직한 IPO 딜을 주관하진 못했지만 처음으로 성장성 특례 상장을 주관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며 "현재 주관 계약을 맺은 기업들의 IPO 성사에 우선 심혈을 기울이면서 알짜 딜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수임할 수 있게 노력해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하나금투는 올해 IPO실을 사업단으로 확대 재편하는 등 회사 차원에서도 실무진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확실하게 업계에서 주요 IPO 주관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꾸준한 딜 주관 실적을 바탕으로 평판을 계속 제고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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