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 포럼]
2020
"성장한계 직면 글로벌 경제, 또 한번 위기"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위기 후 또 위기, 대응할 '무기' 충분치 않아"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8일 10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신수아 기자] 글로벌 경제가 중장기적으로 부채에 의한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내년 일시적으로 경기가 회복될 수 있으나, 또 다시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의미다. 또한 끝을 알 수 없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한국 경제 역시 2%대의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사진)는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팍스넷뉴스 주최 '바이든 시대 2021년 경제 전망' 포럼의 첫 번째 연사로 나서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증권사 임원, 연구소 대표 등을 두루 지내며 거시경제와 금융에 해박한 김 교수는 "현 시점은 대봉쇄(Great Lockdown)의 극복 과정"이라며 "내년 일시적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론 또 한번의 위기가 찾아 올 수 있다"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위기 이후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에 느닷없이 코로나19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전세계 정책 당국은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을 펼치며 이에 대응했다. 디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지면서 각 나라는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소비와 투자를 늘린 것. 이 과정에서 각 경제 주체의 부채는 크게 증가할 수 밖에 없었다.


실제 선진국의 경우 정부 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77%에 불과했으나, 2020년 1분기엔 112%까지 증가했다. 기업 부채가 크게 확대된 신흥국의 경우 2008년 GDP대비 기업부채 규모는 26% 였으나 지난 1분기엔 102%까지 대폭 늘어났다. 


김 교수는 "부채 부담으로 정부가 부실해지면 재정정책을 펼치기 어렵고, 저금리 기조에 가계 상황까지 어려워지면 정책 효과는 희석된다"며 "경기 침체 위기를 대응할 수 있는 '쓸만한 무기'가 많지 않고 인플레이션 논쟁이 상당히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앞 날을 가늠하기 위해 주요 선진국의 상황을 우선 진단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경착륙한 미국은 현재 회복 과정에 있다. 지난 2분기 실질 GDP가 잠재 GDP보다 9.9% 낮아진 이후, 3분기에는 3.6%로 축소된 상황이다. 실업률 역시 지난 2월 3.5%에서 두 달 후인 4월 14.7%로 급등했으나, 지난 10월 6.9%까지 낮아졌다.


그는 "코로나19 위기 이후 미국의 실질 GDP는 10%p 이상 떨어졌다"며 "내년 일시적으로 경기가 회복된다 하더라고 과거만큼 높은 성장세를 누릴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지난 2008년 전세계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당시 조차 중국은 9.4%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번 코로나19 위기 역시 중국의 성장세를 꺾지는 못했다. 2020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4.4%, 미국은 -4.3%로 전망되지만, 중국은 1.9%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교수는 "중국경제는 지난 2014년까지 투자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왔다"며 "앞서 수요가 위축되면서 공급 과잉의 문제가 현실화됐고 기업 및 은행 부실이 증가 추세에 있어, 현재는 소비 중심의 성장전략으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이는 앞서 일본과 한국이 고도성장기를 거쳐 경제 성장 둔화국면, 이어 안정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던 당시의 공식을 따르고 있는 모습이다.


환율도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주요 변수로 거론됐다. 이어 그는 "미국, 일본, 유럽에 이어 중국까지 환율 전쟁이 뛰어들었다"며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비중을 의미하는 '달러 가치'가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실제 전세계 GDP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1년 31.4%에서 지난해 24.5%로 축소됐다. 


김교수는 "올 한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우리 경제는 내년 약 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의 구조적인 잠재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7년 IMF 경제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순차적으로 겪으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현재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1%로 추정된다. 


이어 "잠재성장률 결정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노동과 자본 증가세의 둔화가 뚜렷해 (잠재성장률은) 머지않아 2%로, 더 나아가 1%대로 접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례로 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은 잠재성장률이 그만큼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인 셈이다. 


그는 "국내 경제는 차별화가 심화되고 중장기적으로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어 2~3년 후 또 한번의 위기가 올 수 있다"며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대한 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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