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 끝난 금호석화 '조카의 난'…엑시트 가능성은?
박찬구 회장측, 주총서 압도적 표차로 승리…박철완 前상무 향후 행보 '주목'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5일 12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1년 만에 재개된 금호석유화학 '조카의 난'이 다시 한 번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측이 완승으로 끝났다. 박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가 제시한 배당안과 사외이사 선임안 등은 표 대결에서 밀리며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금호석유화학은 25일 제45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사측(박찬구 회장)과 박 전 상무측의 표 대결을 진행했다. 이날 다뤄진 안건은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의 건 ▲사외이사 2명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1명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다. 이중 박 전 상무는 배당안과 사외이사 후보에 안건을 제안했다.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사진=팍스넷뉴스)

결과는 사측(박찬구 회장)의 완승이었다. 배당안 표결에 앞서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는 "이익규모, 투자재원 확보, 실적 등을 고려해 배당안을 마련했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배당은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금액까지 합하면 주주환원 규모는 4309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박철완 전 상무 측 법률대리인.(사진=팍스넷뉴스)

박 전 상무측 법률대리인은 "시장 상황에 비추어 볼 때 회사가 제시한 배당안은 너무 낮은 수준"이라며 "자사주 취득도 정기주총을 앞두고 급조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주주가 제안한 안건에 찬성해 달라"고 맞섰다.


개표 결과 사측이 제시한 배당안(보통주 1주당 1만원, 우선주 1주당 1만50원)은 68.6%의 찬성률을 기록해 가결됐다. 반면 박 전 상무의 배당안(보통주 1주당 1만4900원, 우선주 1주당 1만4950원)은 찬성률 31.9%를 기록하며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부결됐다.


사외이사 선임안에서도 양측은 팽팽히 맞섰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상수 경희대학교 교수와 박영우 에코맘 코리아 이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반면, 박 전 상무측은 이성용 전 신한DS 사장, 함상문 전 KDI 국제정책대학원장을 추천했다.


박 전 상무측 대리인은 "사측이 제시한 사외이사는 경영진을 감시하고 주주 보호를 위한 사안들이 제대로 지켜지고 이행되는지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며 "회사측이 추천한 사외이사는 추천 경위나 이력 등을 비추어 볼 때 이런 역할을 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전 상무측의 강력한 반발에도 사측의 제안이 받아들여졌다. 주총 직전까지 요란했던 장외 논쟁과는 다르게 두 안건 모두 표 차이가 상당했다. 사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두 명의 선임안 찬성률은 71%인 반면, 박 전 상무측 안건 찬성률은 각각 29.6%, 29%에 그쳤다. 이성용 후보가 사외이사에 오르지 못하면서 박 전 상무측이 제안한 감사위원회 의원 선임 안건은 자동적으로 폐기됐고, 박상수 후보는 투표 결과 감사위원회 위원에 선임됐다.


이밖에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은 원안대로 승인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진 경영권 분쟁이 조카의 연패로 끝나면서 박 전 상무의 금호석유화학 보유지분 엑시트(출구전략)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박 전 상무가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배경으로 주가 부양과 엑시트 명분을 챙기려 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주식 259만9132주(8.53%)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박 전 상무가 가진 지분 가치는 현재 시가(주당 15만원 기준)로 3898억원에 달한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주가 하락에 대한 주주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백종훈 대표이사는 "주가하락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며 "실적이 나쁜 상황이 아님에도 주가에 반영이 안 된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공장 증설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 아산공장에 120톤(t) 규모 공장을 가지고 있는데, 율촌에 추가적인 공장을 짓고 있다"며 "2024년 해당 공장이 완공되면 총 360t까지 생산량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에 탄소나노튜브(CNT)를 공급하고 있는데, 계획대로 투자해서 증설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사주 소각 규모가 작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장기 투자에 대한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며 "탄소중립이라는 것을 국가 정책과 맞춰야 하는데 투자금이 많이 들어가야 한다"고 답했다.


백 대표는 보유 중인 자사주 활용 계획에 대해서는 "지난해 OCI와 신규사업을 위해 합작회사(JV)를 만들기도 했다"며 "앞으로도 자사주는 신규사업 쪽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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