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돈이 80%' 바타비아, CJ제일제당 효자 될까
CDMO 기술력·보유 고객사에 높은 가치 책정…상각 시 손실 위험도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5일 17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CJ제일제당이 지난해 말 인수한 네덜란드 바이오기업 바타비아바이오사이언스(바타비아)에 거는 기대감이 남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액 가운데 80%가량을 웃돈으로 책정할 정도로 바타비아의 무형가치에 높은 점수를 줬단 이유에서다.


5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작년 12월 9일 바타비아 지분 75.82%를 2624억원에 매입했다.


항목별로 보면 바타비아가 보유 중인 순자산(현금 및 유무형자산) 가운데 주식 인수분은 545억원에 그친 반면 영업권은 2079억원으로 총 이전대가의 79.2%에 달했다. 영업권은 순자산가치 외에 영업 노하우, 브랜드 인지도 등 장부에 잡히지 않는 무형자산을 일컫는다. M&A(인수·합병)시에 주로 책정되며 사실상 '웃돈' 개념으로 볼 수 있다.


CJ제일제당이 2020년 연매출 301억원, 순손실 4억원을 기록한 바타비아에 거액을 배팅한 것은 ▲회사의 기술력 ▲거대 고객사 ▲CDMO 시장의 성장성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우선 바타비아 경영진은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서 백신 관련 연구개발(R&D)을 맡아온 이들로 구성돼 있다. 이를 통해 바타비아는 OEM 개념인 항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은 물론 위탁개발(CDO)능력도 갖춘 위탁개발생산(CDMO)업체로 도약, 여러 고객사와 장기간 파트너십을 맺었다. 아울러 바타비아가 주력으로 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시장규모는 연평균 25%씩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DMO는 장기간 대량으로 의약품을 공급하는 게 핵심인데 바타비아는 기술력을 통해 여러 고객사를 확보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무형의 가치가 M&A시에 반영되면서 영업권 규모가 커졌다"고 말했다.


바이오 업계는 CJ제일제당의 바타비아 인수에 대해 식품 중심인 회사 포트폴리오 확장 정책에 부합하는 매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바타비아의 매출 및 손익규모가 미미하단 점에서 M&A 효과가 발현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바타비아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낼 시 M&A에 책정된 웃돈이 CJ제일제당에 부메랑이 돼 돌아올 거란 반응도 보이고 있다. 회사와 회계감사법인은 매년 종속기업투자주식 등 자산에 대해 손상검사를 하는데 M&A로 취득한 자산의 경우 검사에 따른 차손이 영업권에 먼저 가해지는 까닭이다. 


이 같은 차손이 발생하면 바타비아의 자산가치를 떨어뜨리는 한편 CJ제일제당의 영업외비용에 산입, 모회사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특히 영업권에 가해진 손상은 타 유·무형자산과 달리 추후 복구(환입)할 수 없는 손실이란 점에서 해당 자산을 보유한 기업에 더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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