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이래그룹
경영진 vs 자베즈 '법적공방' 승자는?
① '이사진 교체' 여부 놓고 다툼…'회생·주총' 법원판결 시점이 핵심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6일 08시 5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이래CS 홈페이지 갈무리


[딜사이트 박창민 기자] 이래그룹 지주사 격인 이래CS의 '디폴트(부도) 선언'을 두고 기존 경영진과 재무적투자자(FI)인 자베즈파트너스(자베즈)가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경영진 측은 자베즈가 부당하게 경영권을 빼앗으려 한다며 '기업회생'을 통해 회사 재무구조를 정상화 시킨다는 방침이다. 반면 자베즈 측은 '고의 부도' 의혹을 제기하며, 이사진 교체 목적의 '주주총회 개최'를 위한 법적 절차에 돌입했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래CS에 사모펀드(PEF)인 '이프리엠펀드'를 통해 투자한 자베즈는 지난달 11일 창원지방법원에 '이래CS 주주 지위확인' 및 '주주총회(주총) 개최 요구' 등 2건의 가처분 소송을 냈다. 당초 회사측에 임시주총 개최를 위한 명의개서를 요청했으나, 현 경영진의 반대로 무산되자 주주 권리행사를 위해 법적 조치에 나선 것이다.


이와 별도로 자베즈는 이래CS 경영진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도 고소한 상태다. 이에 경영진 측은 법무법인 한결을 담당 로펌으로 선임하고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업계에선 자베즈가 최근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지난 22일 '주총 개최 요구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다. 법원은 자베즈 측 주장을 받아들여 임시주총 소집을 허가한다고 판결했다. 자베즈는 또 다른 가처분신청(주주 지위확인)이 추가로 받아질 경우 주총을 곧바로 개최할 예정이다.


자베즈 고위 관계자는 "가처분 소송 2건의 담당 재판부가 각각 달라 판결이 나오는 데 시차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다른 가처분 소송 결과는 다음달 중순쯤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 결과에 따라 2~3주 뒤 주총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베즈가 가처분 소송에 나서자 경영진은 기업회생으로 맞불을 놓았다. 이래CS는 지난 1일 만기가 돌아온 40억원 규모의 하나은행 전자어음을 상환하지 않고 부도 처리했다. 이어 5일에는 이사회를 열고 회생절차개시 신청을 의결했고 9일에는 창원지방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기업회생은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은 파산 위기의 기업이 법원 관리를 통해 회생하는 절차다.


자베즈는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기 전에 주총을 열고 이사진을 교체하겠다는 복안이다. 회생 관리가 시작될 경우 사실상 경영진 해임이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법상 회생제도는 '기존 경영자 관리인(DIP) 제도'가 적용됨에 따라 경영진이 회생 관리인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 내부사정에 밝은 경영진이 회생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이다.


업계에선 자베즈의 '가처분 소송'과 경영진의 '회생 신청' 중 어떤 판결이 먼저 나오는 지에 따라 최종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주주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 인용 판결이 선행되면 자베즈는 71% 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할 전망이다. 자베즈는 2015년 600억원을 투입해 지분 30%를 확보했다. 최근 경영진 지분에 대한 질권 행사를 통해 지분 41.58%를 추가로 확보하면서 현재 71.58%의 지분을 보유한 상태다. 


반면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먼저 나오면 기존 경영진이 관리인 자격을 얻어 사실상 경영권 행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생 신청 후 한달여가 지난 만큼, 개시 결정이 먼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래CS 관계자는 "자베즈가 경영권 탈취를 시도하는 가운데 회사 자산을 보전하고 영업 현장에 발생한 차질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서 회생절차를 불가피하게 신청했다"며 "향후 글로벌 수주 확보, 회생인가전 투자 유치, 조기 회생절차졸업 등의 과정에서 원만한 협의를 할 수 있는 적임자는 김용중 이래CS 회장 및 현 경영진"이라고 밝혔다.


자베즈 관계자는 "회사 매출이 5000억원에 달하고 흑자 전환까지 이룬 상황에서 임원진 급여 반납, 자산 매각 등의 자구 노력 없이 40억원 정도의 전자어음을 막지 못해 회생을 신청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경영정상화의 목적 보단 드래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으로 사라진 지분을 되찾기 위한 목적이 더 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총을 통해 경영진을 교체한 이후에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추가자금 마련하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