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슨 벽 부딪힌 오아시스, 재상장 언제?
FI 손바뀜 혹은 기업가치 2~3조 수준으로 올려야 가능할 전망…IB, 당장은 쉽잖을 전망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7일 17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이사 (제공=오아시스)


[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오아시스는 다시 상장에 나설 수 있을까. 일부 재무적 투자자(FI)의 반대로 상장이 무산된 만큼 이들과의 입장 차를 좁힐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FI의 손바뀜이 일어나거나 해당 투자자가 엑시트할 수 있을 만큼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오아시스가 투자 유치 때 내준 상장 옵션과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쉽잖다는 게 투자은행(IB) 업계의 전망이다.


지난 13일 개최된 오아시스 이사회에서 다수의 이사진은 공모가를 낮춰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손실 구간에 진입한 유니슨캐피탈이 강력하게 철회를 요구한 탓에 결국 상장은 무산됐다. 특히 유니슨캐피탈은 '신주 발행 시 특정 금액 이하를 하회할 경우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사전동의권을 보유하고 있던 터라 오아시스 입장에선 이를 무시하고 상장을 강행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유니슨캐피탈은 2021년 8월 특수목적법인 프레시오아시스를 설립하고 오아시스에 500억원을 투자했다. 액면분할(50대 1) 과정을 거친 주당 가치는 2만7254원이었다. 이에 수요예측 당시 오아시스는 희망 공모가로 3만500~3만9500원을 제시했지만, 대다수의 기관투자가들이 2만원 안팎의 가격을 써내면서 문제가 생겼다. 오아시스가 공모가 2만원으로 상장할 시 유니슨캐피탈은 1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오아시스가 재상장을 추진하기 위해선 사모펀드 운용사(PEF) 유니슨캐피탈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기반부터 마련돼야 한다는 반응이 일각서 나오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방안은 큰 틀에서 두 가지다. FI 손바뀜이 일어나거나 오아시스의 기업가치가 유니슨캐피탈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오르는 것이다.


우선 FI 손바뀜이 필요하다는 것은 유니슨캐피탈이 애초부터 오아시스 상장에 대해 이르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던 만큼 현재와 같은 주주 구성으로는 수년 내 재상장이 어렵단 이유에서다. 다만 유니슨캐피탈이 원하는 수준을 충족하기가 쉽잖은 만큼 단기간 내 FI 손바뀜이 생길 가능성이 낮다는 게 IB업계의 시각이다. 유니슨캐피탈이 그간 공차, 구르메 F&B 등을 통해 2~4배의 높은 투자 차익을 거둬들여 온 까닭이다. 


나아가 지난해 6월 이랜드리테일은 지어소프트(오아시스 모기업)가 보유한 오아시스 주식 84만2062주를 주당 3만9189원에 매수하는 과정에서 '신규 투자를 유치하거나 상장을 진행하는 경우 해당 주식가치를 상회하는 수준을 달성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를 고려하면 기존 주주 반발 없이 유니슨캐피탈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주당 가치가 4만원 이상은 돼야 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니슨캐피탈의 주장대로 기업가치를 충분히 끌어올린 뒤 상장에 나서는 방안도 쉽잖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른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국내 공모시장이 언제쯤 되살아날지 불투명한 데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둔화 및 이커머스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어서다. 실제 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컬리만 해도 최근 1조원까지 하락했다. 따라서 경기와 함께 공모시장이 살아나더라도 새로운 사업 마련 없인 오아시스가 목표치인 2~3조원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란 게 IB업계의 전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다시 IPO를 진행하거나, FI 손바뀜이 일어나는 등의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면서도 "유니슨캐피탈이 당장에 엑시트를 하려는 것도 아니고, 높은 목표치를 맞춰줄 투자자를 구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출 규모가 훨씬 큰 컬리도 기업가치가 1조원대로 평가되고 있는 상황에서 1~2년 내 밸류를 큰 폭으로 끌어올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니슨캐피탈 측은 "보통 PE들이 5년 이상의 중장기적 관점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만큼 지분 정리는 현재 전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오아시스의 성장을 확신하기 때문에 목표하는 수익률도 높다"며 "원하는 밸류(2~3조원)를 인정받을 때까지 충분히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아시스 측도 "투자자들 간 오아시스의 성장성에 대해선 상당한 믿음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단기간에 손바뀜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한편 오아시스가 상장철회를 결정하자 장외 주식시장 거래 가격이 급락하며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장외거래시장인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16일 현재 오아시스 주가는 1만8250원으로 약 한달 전인 1월18일(2만9000원) 대비 37.07%나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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