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봤더니]
"동남아선 꽃무늬 강판이 제일 잘나가요"
최우찬 동국씨엠 컬러연구팀장, 수출 첨병 'R&D'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5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우찬 동국씨엠 컬러연구팀장이 기자와 만나 자사 컬러강판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제공=동국제강그룹)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한 해 동국씨엠이 컬러강판 판매로 벌어들이는 매출의 50~60%는 해외 수출 물량이다. 국가 별로 선호하는 디자인도 천차만별인데, 이를 맞추기 위해선 철저한 시장 조사를 기반으로 한 디자인은 물론 코팅·인쇄 기술 등 다양한 공법을 취득해야 한다. R&D(연구개발)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을 주도하기 힘들다. 


최우찬 동국씨엠 컬러연구팀장은 컬러강판 연구 한 길만 걸어온 인물이다. 부경대학교에서 고분자공학을 전공하고, 부산대학교에서 고분자공학 석사, 박사를 취득했다. 지난 2011년 동국제강에 입사한 이후에는 컬러강판 신제품, 신공정 개발 총괄 책임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해외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제품들도 최 팀장이 개발한 R&D 기술이 큰 역할을 했다.


◆"목재인 줄 알았는데 철판"…군대 위장막으로도  


최우찬 팀장은 지난 21일 부산에 위치한 동국씨엠 공장에서 딜사이트 기자와 만나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별장 문의 경우 목재로 보이겠지만, 목재의 질감을 준 강판이다"라며 "질감을 나타내는 '피텍스' 기술을 적용했으며, 연간 3만톤 이상 판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동국씨엠의 컬러강판 매출에서 수출 비중은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수출 국가 별로 선호하는 컬러강판이 다르기 때문에 수요에 맞춰 디자인을 달리하고 있다. 


최 팀장은 "국내에선 메탈이나 무광의 강판을 선호하는 반면, 서남아시아, 동남아시아 국가는 아직도 꽃무늬 모양을 가장 선호한다"라며 "인도에는 LG전자에 공급하는 유광제품이 가장 인기가 좋다"라고 말했다. 


그는 "연간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10만~15만톤인데, 내구성이 뛰어난 SMP 강판, 불소 강판 등이 잘 팔린다"며 "나뭇잎 모양을 프린팅한 강판은 군대 위장막으로 쓰인다"라고 덧붙였다. 


◆탄소 배출 적고 자동화된 '등대공장' 구축 목표


동국씨엠은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 방식이 아닌 타 철강사로부터 매입한 핫코일(열연)을 가공해 컬러강판을 제조하고 있다. 고로 방식 보다 탄소를 덜 배출하지만 도료를 입히고 오픈을 사용하는 구간에서 탄소를 배출한다. ESG 경영 흐름에 맞춰 탄소 배출량이 적은 공정을 개발하는 것도 최 팀장이 소속된 연구소의 몫이다. 


최 팀장은 지난 6월 철의 날 행사에서 세계 최초 'EHF' 컬러강판인 저탄소 바이오매스 및 고기능성 불연 세라믹 제품을 개발해 기술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최우찬 팀장은 "건조할 때 LNG 가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체 공정 중 건조 과정에서 가장 많은 1루베 당 2kg의 탄소를 배출한다"라며 "도료에 신나를 섞기 때문에 도료를 코팅하는 과정에서도 탄소를 배출한다"라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코팅을 안 하고 베이팅(건조) 과정이 없으면 탄소 배출이 없지 않을까'라는 엉뚱한 생각을 하다 '노코팅', '노베이킹' 공정을 개발하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강판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도료를 입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도료를 빠르게 건조하기 위해서는 고온에서 가열-건조(경화)를 시켜야 한다. 이 과정을 없앤 친환경 탄소중립 공정인 노코팅, 노베이킹 공정을 도입해 친환경 강판을 제조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노코팅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하반기에는 노베이킹 기술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최 팀장은 "노코팅, 노베이킹 공정을 도입하면 기존 보다 탄소를 90% 절감할 것으로 기대돼 2027년까지 기술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설비 구축의 필요성은 추가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팀장은 친환경 제조 공정 도입뿐만 아니라 스마트팩토리를 기반으로 한 자동화 설비 구축도 고려하고 있다. 동국씨엠은 지난해 12월 스마트 물류 도입 1단계인 설비자동화를 완료했다. 


설비자동화 단계에서는 '자동 포장', '자동 운송', '자동 크레인' 등 3가지 업무를 추진했다. 포장과 운송, 이동에 주력하는 이유는 중량물을 다루며 발생하는 사고를 원천 방지하기 위해서다. 


최 팀장은 "탄소는 기존 대비 95% 절감하면서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한 등대공장으로 가자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정부의 온실가스 저감 목표에 따라 '1스코프'의 직접 배출을 줄이고, 간접 배출에 해당하는 '스코프 3'까지 고려해 협력사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까지 줄이기 위해 수요업체와 함께 연구개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등대공장이란 전 세계 제조공장 중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평가하는 곳을 말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018년부터 매년 두 차례씩 선정하고 있다. 국내 컬러 강판 제조 공장 중에는 아직 등대공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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