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하한가
방림, 거래량·실적 저조…'땅부자' 타깃
유통 주식수 부족에 시세조정 용이…문래동 등 수백억대 부동산 소유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0일 16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도 안산시 초지동에 있는 방림의 안산공장 전경. 사진=방림 제공


[딜사이트 한경석 기자] 최근 5개 종목 '무더기 하한가'에 포함된 코스피 상장사 방림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 정지 중이다. 지난 4월 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급락 사태에 이어 제 2의 주가 조작 사태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하한가 배경으로 '저조한 거래량'이 언급되고 있다. 


특히 최근 실적이 악화하고 주 사업이 섬유관련 사업으로 주식시장에서 인기 업종이 아닌 점 등은 많은 거래량을 이끌어내기엔 어려운 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방림은 지난 14일 전일 대비 30% 하락한 주당 5110원에 종가를 형성했다. 시가총액은 2100억원대로 쪼그라든 상태로 거래정지됐다. 방림을 비롯한 5개 종목 하한가 사태의 공통점은 전체 발행주식 수 대비 유통주식 수 비율이 낮고 거래량이 적은 종목이라는 점이다.


방림의 유통주식 수 비율은 47.17%로 전체 주식 수의 절반이 안 된다. 이밖에도 ▲만호제강(54.41%) ▲동일산업(43.55%)▲대한방직(42.21%) ▲동일금속(34.29%) 등 하한가를 경험한 상장사 5곳 중 4곳이 50% 미만의 유통주식 수 비율을 나타냈다. 유통주식 수가 적었던 만큼 변동성을 가져오기엔 적합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 방림, 올해 반기 적자 전환…본업 부진도 저조한 거래량에 한 몫


일각에선 주가조작을 하는 작전 세력이 유통주식 수가 적고, 하루 거래량도 많지 않으면 매도가와 매수가를 사전에 정한 뒤 사고 파는 식의 '통정매매' 방식으로 주가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는 견해가 있다. 


하한가 당일 방림의 거래량은 대량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와 93만8276주를 기록했다. 반면 올 들어 가장 저조한 거래량을 기록했던 지난 2월28일 거래량은 5만8795주에 그치는 등 평소 증시에서 소외된 모습이었다.


방림은 1962년 면·방직을 주목적으로 설립된 기업으로 원면·생지·원사를 가공한 면직물, 염색원단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연결 기준 올해 반기(2022년 9월~2023년 3월) 누적 매출 679억원, 영업손실 14억원으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줄고 적자 전환했다. 주사업의 부진도 투자 수급 위축에 한몫했다.


대주주 지분이 높은 만큼 유통 주식 수 비중은 적어질 수 밖에 없다. 최대주주는 1567만2997주(37.04%)를 보유한 서재희 회장으로,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은 1641만9172주(38.8%)다. 계열회사로 베트남에 방림네오텍스(100%), 충남 당진에서 노인요양복지사업을 영위 중인 실버프리(74.04%)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장부가는 방림네오텍스가 226억원, 실버프리가 22억원 가량이다.


◆ 보유 부동산 투자 매력…'논란의 중심' 강기혁, 해당 정보 활용


방림은 계열사 자체의 가치보다 보유 중인 부동산이 눈길을 끈다. 방림이 보유 중인 부동산은 부진한 본업과 별개로 투자자들의 중요한 투자 요소로 작용했다.  실제로 5개 종목 하한가 사태에 연루 의혹을 받는 강기혁 바른투자연구소장도 당초 방림의 부동산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이같은 정보를 활용해 제안서를 만들어 투자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림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소재의 임대 부동산이 핵심 투자 요소로 꼽힌다. 방림이 문래동 55-5 일대에 보유 중인 1만5482㎡ 부동산 장부가는 201억원으로 나타났다. 장부가는 200억원대에 그치지만, 실질적인 가치는 월등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경기도 안산 공장의 장부가는 85억원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베트남 공장의 기계장치 77억원, 실버프리의 토지와 건물의 장부가는 51억원에 이른다.


또한, 방림은 경북 구미시 1공단에 12만9626㎡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경기도 안산에 보유한 토지 2만730㎡ 중 원곡동 953-5 용지(988㎡)에 대해 도시형 생활주택을 건축하는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방림은 문래동에 보유 중인 로데오 건물과 보유 용지의 가치가 5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땅 부자 기업이라는 점이 투자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이번에 경험한 하한가 사태가 당혹스러웠지만 거래소가 하루 만에 거래정지 조치를 내린 것은 반대매매에 따른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막는 취지에서 본다면 실보다 득이 많은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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