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이사회 해부
"20년 다녔는데 외국인 사외이사는 처음"
①사외이사 다양성 강조…글로벌 사업 고려, 법률 기능 강화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9일 17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대우조선해양)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이달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이라는 새 사명을 달고 출항한다. 그러면서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엔진인 이사회도 구성원을 바꿔 새로 갈아 끼웠다. 


특히 사외이사 면면을 살펴보면 관피아와 선긋고 여성, 외국인 등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대우조선 직원은 "20년간 회사를 다니는 동안 외국인 사외이사는 처음"이라고 평했다. 


법리적 해석을 맡아줄 법률 전문가를 중심으로 영입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조선업이 글로벌 선주들과 거래를 하는 업종인데다가, 향후 그룹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해외'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도 나온다. 


9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조지 P.부시 마이클 베스트 & 프리드리히(Michael Best & Friedrich LLP) 파트너를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외국인 사외이사 영입은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부시 사외이사 내정자는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과거 정치 생활도 했다. 제41대 대통령인 조지 H. W.부시의 손자이자, 43대 대통령인 조지 W 부시의 조카다. 지난 2015년부터 최근까지 텍사스주총국(Texas General Land Office) 위원장을 지냈다. 향후 북미 투자사업과 정책 분야에서 목소리를 내 줄 인물로 꼽힌다. 


여성 사외이사도 선임할 예정이다. 회사는 현낙희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내정했다. 현 내정자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국제기구 파견 경력을 보유한 로스쿨 교수다. 대우조선 측은 "국내외 법률 이슈 자문과 컴플라이언스 경영 관련 실효성 있는 조언이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현 교수의 선임은 특정 성에만 치우쳐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2년 유예기간이 끝나 오는 8월부터 본격 시행되기 때문이다. 전문가 구인난 속에서도 기존 최경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를 재선임하지 않고 신규 이사를 추천한 점에 주목할만 하다. 


이는 업에 맞춤화한 인재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자산 2조원 이상의 대기업들이 한꺼번에 여성 사외이사를 찾다보니 겨우 주총일에 맞춰 후보를 올리는 일이 다반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화 측의 준비가 그만큼 철저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현 교수는 선임 후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할 예정이다. 


한화 측은 사외이사를 물색할 때 글로벌 정세를 잘 이해하며, 특히 법리적 해석을 도맡아줄 전문가 영입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은 공적자금을 투입한 탓에 이른바 '관피아', '정피아' 인사를 영입해 사실상 사외이사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엔 달랐다. 사외이사로 선임한 산업은행 출신인 김재익 전 KDB인프라자산운용 대표 외에 다른 후보들은 정부 기관과 연관을 짓기 어렵다는 게 특징이다. 현재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김봉환 후보의 경우 2006년 서울시 금융도시담당관으로 있던 게 전부다. 


한편 한화는 그룹의 해외 시장 확장에 대우조선해양이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인수를 타진했다.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변경한 이후에는 한화그룹의 에너지 사업과 연계한 다양한 해외 사업을 구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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