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두 번 울린’ 부실 임차점포
영업이익 급감·리스회계 손상차손 ‘주범’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3일 17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롯데쇼핑이 부실점포 탓에 1조원 규모의 순손실을 냈다.


롯데쇼핑은 연결기준 지난해 4분기 당기순손실이 1조16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순손실 4492억원)와 비교해 손실폭이 5672억원이나 확대됐다.


대규모 손실을 낸 요인은 롯데쇼핑이 임차매장 다수를 부실점포로 판단한 결과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4분기 영업외손익 항목에 1조3713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이중 사용권자산에 대한 손상차손은 9353억원에 달했다.


사용권자산은 지난해 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생겨난 자산이다. 기존 회계기준상 기업들은 임대인에 임차료를 지불하고 이를 손익계산서상 매출원가 및 영업비용 항목에 기입했다. 하지만 작년부터는 임차자산을 사용권자산으로 인식하고, 사용권자산 만큼 ‘리스부채’를 인식해 재무제표에 넣게 됐다.


손상차손은 회사가 보유 중인 유·무형자산의 가치가 장부가보다 떨어졌을 때 이를 재무제표와 손익계산서상에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은 보유 유형자산 등으로 향후 창출할 수 있는 현금흐름이 악화될 징후를 발견하면, 해당 자산에 대해 손상검사를 진행한다. 롯데쇼핑은 1년 새 자사 임차점포의 가치가 9000억원 이상 떨어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롯데쇼핑이 반영한 손상차손은 비경상 요인으로 비용이 나가진 않는다. 하지만 임차점포에서 거둘 수익이 당초 장부가액보다 낮을 것으로 판단한 만큼, 이들 매장은 두고두고 롯데쇼핑의 수익성을 발목 잡을 여지가 크다.


부실 임차점포는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롯데쇼핑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1.8% 급감한 436억원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지방 소재 롯데슈퍼와 롭스 매장 다수가 부실화 된 탓으로 보고 있다. 실제 롯데슈퍼의 작년 4분기 영업적자는 430억원이며 연간으로는 104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롯데쇼핑도 실적 악화의 주범이 부실 임차점포이니 만큼 이들 매장을 정리해 체질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롯데쇼핑 측은 “올해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총 700여 개 점포 중 약 30%에 달하는 200여 개 비효율 점포를 정리할 예정”이라며 “자산을 효율적으로 경량화해 영업적자 규모를 축소하는 동시에 재무건전성과 기업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롯데쇼핑의 작년 4분기 매출은 4조324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7% 소폭 감소했다. 백화점, 마트, 슈퍼, 전자제품 등 오프라인사업부문이 모두 부진했지만, 롯데홈쇼핑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덕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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