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출발 전경련
류진 풍산 회장, 전경련 혁신 이끌까?
②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도 친분이 두터워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4일 14시 5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5개월간 '회장 공백' 상태인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의 새로운 수장으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유력해지면서 향후 혁신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내부 개혁과 쇄신이 부족해 재계 창구 역할을 담당하기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던 전경련이 윤석열 정부 출범을 계기로 부활의 기회를 맞은 만큼 신임 회장의 어깨가 무거워질 전망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다음 달 말 총회를 열고 새로운 수장으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해 의결할 계획이다. 류 회장은 미국 정·재계와 깊은 신뢰 관계를 맺고 있고 남다른 연륜을 가지고 있다는 강점을 지닌다. 다만 풍산의 재계 순위가 70위권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도 공존한다. 


앞서 전경련은 지난 2월 허창수 회장이 남긴 상황에서 사의를 표명하면서 공백 상태가 길어졌다. 2011년 전경련 회장직에 오른 이래 5차례 연임하며 역대 최장수 회장 기록을 남긴 허 회장은 현 체제에서는 내부 쇄신이 어렵다는 점을 들며 사의를 표명했다.


그동안 전경련은 차기 회장을 찾기 위해 힘을 쏟았다. 그러나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해 어려워했다. 재계 5위인 신동빈 롯데 회장과 7위인 김승연 한화 회장이 차기 회장의 물망에 올랐으나 개인 사정 등으로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경련 혁신위원장을 맡은 이웅렬 코오롱 명예회장도 검토됐지만 인보사 사태 소송이 발목을 잡았다. 4대 그룹을 포함해 재계를 대표하는 기업들 대부분이 빠진 상황에서 중량감과 혁신 역량을 갖춘 인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류 회장과 김윤 삼양그룹 회장도 이름이 오르내리긴 했다. 그러나 기업 규모면에서 전경련 회장을 맡기에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올해 4월 류 회장이 한미재계회의 제7대 위원장으로 추대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한·미 재계회의는 전경련과 미국상공회의소가 양국 경제협력과 유대 강화를 위해 1988년 설립한 민간 차원의 경제협력 논의 기구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이사를 맡고 있는 류 회장은 미국 정·재계와 친분이 깊은 대표적인 재계 미국통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도 동행했다. 이에 전경련은 미국 정·재계와 깊은 신뢰 관계를 맺고 있고 연륜이 뛰어난 류 회장을 적임자로 보고 회장직을 요청했으며 류 회장이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8년생인 류 회장은 아버지 류찬우 창업주의 뒤를 이어 풍산그룹을 이끌고 있다. 일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대 영문학과와 미국 다트머스대 경영대학원(MBA)을 나와 영어·일어에 능통하다. 풍산의 양대 사업인 신동(구리나 구리 합금을 가공해 구리판이나 구리관, 봉 등으로 만드는 일) 사업과 방위사업부문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듣고 있다.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선대 회장 때부터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자와 깊은 인연을 맺는 등 미 공화·민주당을 가리지 않는 인맥을 보유하고 있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권의 대미 외교와 관련해 막후 조율자 역할을 해왔다.


1992년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풍산의 미국법인 PMX인더스트리 공장 준공식에 바버라 부시 여사가 기념 테이프를 자르면서 직접적인 인연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풍산이 방위산업체라 일찍부터 대미관계에 공을 들였고 미국의 거대 방위산업체 인맥은 물론 정계 인맥과도 긴밀히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영문학과, 미 다트머스대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조선시대 영의정을 지낸 서애 류성룡 선생의 13대손으로 기업 이름인 '풍산'은 류 회장의 본관이다.


류 회장은 노신영 전 총리와의 통혼을 통해서 재계 혼맥의 중심부에 진입하게 됐다. 류 회장은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딸인 노혜경 씨와 혼인했다. 고 이건희 삼성 창업 회장,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다.


노 전 총리의 둘째 아들 노철수 씨 부인은 홍진기 전 내무장관의 막내딸인 홍라영 씨다. 홍라영 씨는 삼성리움미술관 부관장으로 홍라희 여사의 동생이기도 하다. 이에 류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류 회장이 그동안 언론 적극 나서지 않아 은둔의 기업인이라는 이미지도 있다. 그만큼 신임 회장 역할을 잘할지 의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재계의 통로 역할을 하기엔 풍산의 재계 순위가 낮아 4대 그룹 복귀와 이미지 쇄신 전까지만 회장직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김병준 회장직무대행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류 회장이 전경련 수장을 맡아 쇄신과 혁신의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중견기업인이자 경제안보 전문가인 류 회장 선임이 오히려 국민들에게 하나의 개혁적 메시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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