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 빅3, 각기 다른 '방카슈랑스 활용법'
저축성보험 판매 전략 따라 방카슈랑스 매출 차이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1일 16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사 빅3(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의 '방카슈랑스' 채널 활용 전략이 엇갈렸다. 저축성보험 판매를 지양하는 삼성생명의 방카슈랑스 매출은 줄었고, 저축성보험을 늘리거나 유지한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관련 매출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반기 생명보험 3개사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매출 비중은 전체의 13.50%로 전년동기대비 1.43%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가장 덩치가 큰 삼성생명(14.42%→8.93%)을 제외한, 한화생명(24.06%→75.62%)과 교보생명(17.94%→27.21%)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매출 비중은 대폭 확대됐다. 


방카슈랑스는 시중은행이나 상호금융 창구를 통한 보험판매를 의미한다. 수수료율이 1~2%대에 불과해 다른 판매 채널과 비교했을 때 사업비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게 장점이며, 채널 특성상 대부분의 매출이 저축성보험으로 이뤄져 있다.


이처럼 지난 상반기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의 초회보험료 매출이 방카슈랑스에 쏠린 이유는 저축성보험 판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부터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후순위채 등 자본성 증권을 발행해 운용자산을 늘리기 어렵다. 금리가 오른 만큼 자본성 증권 발행에 따른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경기 악화로 보장성보험 판매가 어려워진 만큼 저축성보험 판매를 통해 투자재원 확충에 나선 것.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지금은 금리 상승기인 만큼 과거와 다르게 고정금리형 저축성보험을 판매했다고 해서 무조건 생보사에 불리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환경"이라며 "해당 보험사가 부담금리를 감당할 수 있을 만한 운용자산이익률을 낼 수 있다고 하면 저축성보험을 통한 투자재원 확보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저축성보험은 일시납인 경우가 많아 판매 물량에 비해 손쉽게 초회보험료를 끌어올릴 수 있기도 하다. 보험영업이익에 속하는 수입보험료는 초회보험료와 보유계약에서 나오는 계속보험료의 합으로 이뤄진다. 증시 부진으로 단기간에 투자영업이익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차역마진을 감당할 수 있는 일부 보험사들이 3~4%대 고정금리형 저축성보험이라도 판매해 실적 방어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저축성보험 매출은 원수사(보험사)가 조절하지 않는 이상 큰 변동 없이 유지되는데, 올해 상반기 경기 악화나 신제도 도입 등 과제로 인해 상반기 생보업권 실적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전년과 큰 변동이 없었던 방카슈랑스 채널 매출 비중이 눈에 띄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생보사 빅3 중 유일하게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매출 비중이 줄어든 삼성생명의 경우 저축성보험을 통한 수익성 증대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수입보험료는 크고 사업비는 적은 저축성보험은 당장의 이익을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미래 이익 재원인 계약서비스마진(CSM)에 반영되는 값은 미미하다는 단점이 있다. 계약 시점에 약속한 부리이율만큼 보험금을 돌려줘야 해 적립해야 하는 책임준비금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보유하고 있는 운용자산 규모도 충분한 만큼 굳이 저축성보험 물량을 늘리지 않겠다는 것.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험 포트폴리오상 저축성보험 매출 등락이 보험영업이익에 끼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며 "앞으로도 보장성보험 위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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