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본정밀전자, 대규모 투자 유치 배경은
CB 200억 발행후 150억 매각…명목상 최대주주 변경 통한 FI 교체

[딜사이트 김세연 기자]
코스닥상장사 삼본정밀전자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둘러싸고 반년만에 주인이 바뀌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환사채(CB) 인수권자가 발행직후 CB 대부분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명목상 최대주주 변경을 통해 기존 재무적투자자(FI)의 교체를 추진한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본정밀전자는 지난 달 블루마운틴1호조합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CB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사채 만기는 3년으로 쿠폰금리와 만기이자율은 각각 3% 수준이다. 전환가액은 2968원이다.


사채 인수자인 블루마인틴1호조합은 기존 삼본정밀전자의 최대주주인 케이에이치블루홀딩스의 실질적 지배력을 갖는 A씨가 참여한 조합으로 알려져 있다. 블루마인틴1호조합은 지난 5일 대금납입까지 마무리했다.


주목할 부분은 블루마운틴1호조합이 전환사채권 상당 부분을 곧바로 매각했다는 점이다. 블루마운틴1호조합은 CB 인수 대금 납입일인 지난 5일 무려 11곳에 146억원 어치의 전환사채권을 매각했다. 전체 발행 CB의 70%가 넘는 규모다


전환사채권 양수자는 상장사 앤디포스, 초록뱀미디어, 아이오케이컴퍼니, W홀딩컴퍼니를 비롯해 기관 및 개인투자자 등이다. 매각 단가가 CB 전환가격과 동일한 2968원이란 점에서 사전에 CB의 양수도 협의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블루마운틴1호조합으로부터 CB를 넘겨받은 양수자가 계열사 관계에 있거나 투자 및 사업적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사채권 전환을 통해 삼본정밀전자의 인수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기존 삼본정밀전자의 최대주주인 A씨의 지배력이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일단 CB인수에 나선 상장사들이 단순 투자 수익만을 기대한 투자라고 밝히고 있다.


또 다른 최대주주 후보인 나비스피델리스2호조합 역시 블루마운틴1호조합과 마찬가지로 A씨가 결성했거나 주도하며 영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총 151억3800만원 규모의 삼본정밀전자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나비스피델리스2호조합은 오는 27일 대금 납입을 앞두고 있다. 신주가 상장되는 내년 1월 14일 이후 나비스피델리스2호조합은 삼본정밀전자의 보통주 580만주(지분율 11.3%)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업계에서도 최근의 증자와 CB발행에 대해 A씨가 삼본정밀전자 인수 당시 케이에이치블루홀딩스에 참여했던 일부 FI들의 투자회수(엑시트)를 위해 명목상 최대주주 변경을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삼본정밀전자의 최대주주인 케이에이치블루홀딩스는 2대주주로 내려오며 보유지분(504만주)의 매각에 나설 수 있게 된다. 결국 A씨의 실질적 지배력에는 변함없이 케이에이치블루홀딩스에 참여한 FI들의 엑시트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블루마운틴1호조합의 갑작스런 CB 인수후 매각 역시 나비스피델리스2호조합의 증자 대금 마련으로 해석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본정밀전자의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A씨가 기존 FI들의 엑시트를 위해 증자와 CB 발행 등의 구조를 마련한 것”이라며 “CB양수도 역시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진행된만큼 A씨의 경영 지배력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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