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家 이태성-이주성 사장 승진…'사촌 책임경영'
오너가 3세 경영 강화, 미래사업 육성 가속화 힘 실어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6일 15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이태성 세아홀딩스 사장(왼쪽)과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사장)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세아그룹 양대 지주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이태성·이주성 부사장이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촌지간인 이 둘은 그룹 오너가(家) 3세들로 최근 몇 년간 각자의 영역에서 톡톡한 성과를 내며 차세대 경영자로의 입지를 다져왔다. 이번 승진으로 이들의 그룹내 영향력 확대는 물론 경영에 대한 책임 역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세아그룹은 6일 승진 48명, 겸직·보직 이동 등 총 50명에 달하는 2022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정식 발령일은 내년 1월1일이다. 세아그룹 측은 "이번 인사는 녹록하지 않은 경영환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통찰력과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전진 배치하는데 의의를 뒀다"고 강조했다.


세아그룹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과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부사장의 동반 사장 승진이다. 이태성 부사장은 고(故) 이운형 세아그룹 2대 회장의 장남이며, 이주성 부사장은 현재 세아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순형 3대 회장의 장남이다. 이 둘은 지난 2017년 말 부사장에 임명된 지 4년 만에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둘의 사장 동반 승진은 각자 책임진 영역에서의 성과 창출과 함께 그룹 미래사업 육성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들은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꺾였던 작년 실적을 완벽하게 회복하며 그룹을 이끌어나갈 경영인으로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실제 이태성 부사장의 책임지는 세아홀딩스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2640억원(연결기준)을 기록하며 작년 연간 실적의 20배를 웃도는 이익을 달성했다. 세아홀딩스의 주력 계열사인 세아베스틸은 반도체 대란으로 주력인 특수강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판가 인상 효과를 톡톡히 보며 큰 폭의 이익 개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주성 부사장이 담당하는 세아제강지주도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2310억원(연결기준)을 기록했다. 작년 연간 영업이익인 671억원과 비교하면 3배를 훌쩍 뛰어 넘는 이익이다. 세아제강지주는 북미지역의 오일과 가스, 인프라산업의 수요 강세로 주력인 에너지용 강관과 배관재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과 동시에 제품 판매단가까지 뛰면서 가파른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이 추세가 4분기까지 이어진다면 세아제강지주는 올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와 함께 이태성 부사장과 이주성 부사장은 최근 몇 년간 각자의 사업영역에서 나름의 성과를 내고 때로는 과감한 변화들을 시도하며 그룹의 미래를 만들어가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태성 부사장은 최근 철강에 국한됐던 사업영역을 비(非)철강으로까지 확장하고 나섰다. 지난해에는 세아홀딩스 주력 계열사인 세아베스틸이 알코닉코리아를 품에 안았다. 알코닉코리아는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알루미늄 소재업체 알코닉의 한국 별도법인이다. 항공, 방산,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과 단조, 금속관 제품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알코닉코리아 인수는 현대제철과의 치열한 특수강 경쟁 속에서 미래 고수익 사업 진출을 통해 탈출구를 찾겠다는 이태성 부사장의 의중이 담겨 있다.


그룹의 또 다른 축인 세아제강지주를 맡은 이주성 부사장도 신성장사업 발굴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이 부사장은 해상풍력 구조물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상풍력사업은 최근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그린뉴딜사업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9월 전라남도 순천에 위치한 ㈜신텍 공장을 인수했다. 세아제강은 이 공장의 부지와 건물을 활용해 해상풍력구조물 가운데 하나인 재킷(Jacket)용 핀파일 생산라인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아제강은 현재 자체 순천공장에서 재킷용 핀파일을 생산하고 있지만 향후 해상풍력 관련 프로젝트 수주가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과감한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해외에서는 한국기업 최초로 영국 정부와 손잡고 현지 해상풍력 모노파일(Monopile) 시장 진출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세아제강지주는 지난해 8월 영국 정부와 '세계적 수준의 모노파일 생산시설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모노파일은 유럽 해상풍력발전 기초구조물 시장의 약 70% 비중을 차지한다. 이주성 부사장은 영국 공장 설립을 발판으로 해상풍력발전구조물 시장의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주요기업들의 세대교체와 궤를 같이해 세아그룹 오너 3세들도 본격적인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번 세아그룹 인사는 이러한 오너 3세들의 경영에 더욱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한편 세아그룹은 지난 2018년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그룹내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지주라는 양대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했다. 그리고 세아홀딩스-세아베스틸-세아창원특수강으로 이어지는 특수강사업은 이태성 부사장, 세아제강지주-세아제강으로 연결되는 강관사업은 이주성 부사장에게 각각 맡겼다. 세아그룹은 이를 통해 이순형 회장 원탑 체제로 유지돼 오던 지배력을 오너 3세들에게로 자연스럽게 분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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