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척해진 임병용 GS건설 부회장, 대표직 던질까
국감 후 사퇴 가능성 무게…임 부회장 "드릴 말씀이 없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7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그럴 가능성도 있다."


지난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모 의원이 사퇴 의사를 묻는 질문에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답변한 말이다. 임 부회장이 자신의 거취에 대해 공식석상에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계적으로 해석하면 '사퇴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는 말이지만, 인천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거취를 주목받아온 임 부회장이었기에 이같은 발언은 귀에 꽃혔다. 임 부회장은 이날 마음의 준비를 한 것 마냥 해당 발언을 담담하면서도 머뭇거림 없이 답했다.


국감장에서 마주한 임 부회장은 한 마디로 생기가 없었다. 매우 초췌하고 기운이 없어 보였다. 목소리에도 기력이 없었고 심신이 고단해 보였다. 붕괴사고 여파에 시달린 결과로 추측된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지난 13일 GS건설은 인적쇄신안을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시기가 빨랐으며 규모도 컸다. 지난해 3배에 달하는 17명의 신임 상무를 선임하고, 20여명의 기존 본부장급 조직장을 교체했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40대 전문 인력을 임원으로 대거 선임한 점이 눈에 띈다.


대형 사고 이후 쇄신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자연스레 임병용 부회장의 거취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린다. 


임 부회장은 '어닝 쇼크'가 불거진 지난 2013년 부임한 이후 11년째 대표이사 직을 맡고 있다. 그는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검사로 재직한 이력이 있으며 공인회계사 자격증도 보유한 '브레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내부에서도 꼼꼼하고 기억력이 좋은 장수(將帥)라는 평가가 나온다. 


임 부회장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등판해 해외 부실사업을 정리하는 체질 개선과 동시에 국내 주택사업을 강화, 삼성물산 래미안과 함께 양강체제를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GS건설을 2018년 1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로 변모시켰다. 임 부회장은 이 과정에서 원가가 오르면 판관비를 줄이는 식의 철두철미한 경영관리 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공 난이도가 낮은 주택사업에 매몰된 나머지 종합건설사가 아닌 주택전문건설사로 전락했고, 이 과정에서 전문성이 필요한 플랜트 인력들이 도태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져 회사 전반의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 와중에 올해 4월 '자이(Xi)' 브랜드에 치명상을 안긴 붕괴사고까지 발생했다. 임 부회장은 당초 명예로운 퇴진을 하고 싶어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최장수 건설사 CEO로서 아름다운 퇴장을 바랬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명예로운 이별은 힘들어졌다는 평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국감이 끝나고 임병용 부회장의 사퇴가 공식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 부회장의 공식 임기는 2025년 3월 말까지지만,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임 부회장은 딜사이트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질문에 "더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답했다. 내부에서는 임 부회장이 구원투수 역할을 충분히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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