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갈 곳 없는 돈이 만들어낸 현상
높아지는 개인투자자 영향력 고려해야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9일 08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도윤 딜사이트S 부국장] 온통 2차전지 이야기다. 조회수 상위를 기록하는 뉴스 기사도 경제·재테크 부문의 유튜브 콘텐츠도 모두 2차전지만 이야기한다.


증권가는 2차전지 광풍에 손을 놨다. 도무지 이성적으로 만들어 질 수 없는 밸류에이션(PER)에 진작에 매도 리포트를 던졌지만 2차전지의 쏠림 현상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유튜브 세상에서 2차전지의 스타는 '배터리 아저씨'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필두로 2차전지의 대표 종목을 거론하며 끊임없이 매수를 외쳤고, 그를 따라 종목을 매수한 이들은 실제 많은 돈을 벌었다. 맹목적인 배터리 아저씨 사랑이 우려스럽지만 늘 기관과 외국인투자자에게 밀려 불공정한 경쟁을 한다고 느끼는 개인투자자들에게 그는 확실하게 돈을 버는 법을 알려준 고마운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다행인지 가격대 100만원을 돌파하며 황제주로 등극한 에코프로의 주가가 이달 들어 다소 조정을 받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증권사의 리포트도 다시 등장했다. 물론 대다수는 투자의견 '매도'를 외치고 있다. 중장기 성장성은 인정하지만 에코프로 3형제의 PER이 700~800배에 달한다는 사실은 여전히 비이성적 판단이 만들어낸 과열의 값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분명 공감하는 부분이지만 단순히 '과열'로 치부하기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주식시장의 환경이 바뀌고 있다. 돈의 특성, 개인투자자의 파워를 고려하면 이 같은 현상은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시장에 쌓인 돈은 갈 곳을 잃고 멈춰있다.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의미다. '2차전지 외 뚜렷한 성장을 보이는 산업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쉽지 않다.


개인투자자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54조원을 넘었다. 주식시장내 거래대금은 62조원을 넘어섰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27조~28조원 수준이다. 다만 과열의 논란이 되는 신용거래융자와 미수금 규모가 20조~21조원에 달하는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원래 코스닥시장의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은 85%에 달했다. 하지만 이제는 유가증권시장에서도 개인투자자 힘이 우세해지고 있다. 동학개미운동이 일었던 2020년 한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47조원이 넘는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그때가 시작이었다. 증권가에서도 2020년부터는 기관이 매수한 종목보다 개인이 매수한 종목의 성과가 더 높아지기 시작했다며 주시하고 있다.


더 이상 기관과 외국인은 막강해진 개인투자자의 자금력에 대처가 쉽지 않다. 주식시장 분석과 전망에 변수가 많아 졌다는 뜻이다. 이제는 개인의 수급 영향력이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닌 중장기적인 추세라는 점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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