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키움투자자산운용이 TDF(타겟데이트펀드)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 중이다. TDF는 투자자가 설정한 은퇴 예상 연도를 목표시점(빈티지)으로 잡은 뒤 생애주기에 따라 주식 등 위험자산과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펀드를 말한다.

TDF 시장에서 지금의 성장세를 지키는 것은 김기현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의 향후 주요 과제 중 하나로도 꼽힌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TDF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2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의 금융서비스 펀드가이드에 따르면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현재 '키움키워드림TDF'와 '키움히어로즈TDF' 등 TDF 시리즈 2종을 통해 전체 펀드 10종을 운용하고 있다.

이 펀드 10종의 전체 설정액은 26일 기준 338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11월 30일에 설정된 펀드 1종을 제외한 나머지 9종의 전년동기대비 설정액이 2367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 1년 동안 전체 설정액이 1000억원가량 늘어났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2023년 7월에 시행된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의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직접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지정한 운용 방법으로 자동 운용하는 제도를 뜻한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디폴트옵션 펀드 수탁고는 2월 기준 1000억원을 넘어섰다. 디폴트옵션 펀드를 운용하는 전체 자산운용사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에 퇴직연금 사업을 수행하는 계열사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의미가 크다.

TDF 수익률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두 TDF 시리즈의 최근 6개월 평균 수익률을 살펴보면 키움키워드림TDF 시리즈 14.2%, 키움히어로즈TDF 시리즈 15.9%다. 두 시리즈 모두 최근 6개월 평균 수익률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빈티지별 최근 6개월 수익률을 살펴보면 키움키워드림TDF 시리즈는 2025년 10.69%, 2030년 12.04%, 2035년 14.31%, 2040년 15.89%로 집계돼 상위 10위권 안에 모두 들어갔다. 키움히어로즈TDF 시리즈는 2030년 13.28%로 2위를, 2040년 16.77%로 1위를 각각 차지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김 대표의 3월 말 취임 이후 1개월여 동안 TDF와 관련해서는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키움투자자산운용이 TDF를 ETF(상장지수펀드)와 더불어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꼽은 점을 고려하면 향후 상품 라인업 확충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키움투자자산운용은 2023년 11월 '키움키워드림TDF 2055'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전체 빈티지를 2055년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기존에는 2025년부터 5년 단위로 2050년까지 상품 6종을 운용했는데 2055년 빈티지를 추가해 고객층을 넓혔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TDF 시장에서 기존에 취해왔던 전략을 지속해서 이어갈 예정"이라며 "지속적인 TDF 라인업 강화를 통해 전 생애적인 관점에서 장기적인 글로벌 자산배분이 가능한 연금 투자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에게 TDF 설정액의 빠른 성장을 유지하는 것은 시장점유율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비교적 늦은 2018년 TDF 시장에 들어온 후발주자다. 이 때문에 앞서 시장에 들어온 사업자들과 비교해 점유율이 낮은 편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26일 설정액 기준으로 국내 TDF 시장에서 점유율 4%에 머무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순위 기준으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37%), 삼성자산운용(18%), KB자산운용(14%), 한국투자신탁운용(10%), 신한자산운용(9%)에 이어 업계 6위를 달리고 있다.

이규연 기자 gwen@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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