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3사 경쟁력 분석]
금호타이어
7500만본 잰걸음, 유럽 생산거점 확보 총력
②정일택 대표 伊 출장, 4개 후보군 점검…공급망·원가 경쟁력 확보 기대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3일 18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업계의 전동화 흐름에 맞춰 후방산업인 타이어 업계의 생존 경쟁도 심화하는 양상이다. 새 먹거리인 EV(전기차) 전용 시장을 선점하고자 생산거점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내연기관(ICE) 제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타이어 판매량과 직결돼 생산능력(캐파·Capacity)을 통해 국내 3사(한국·금호·넥센)의 글로벌 경쟁력을 분석해 본다. [편집자 주]


정일택 대표가 지난달 말 이탈리아 출장에서 유럽 딜러사 관계자들과 만나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출처=금호타이어)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금호타이어가 숙원 과제인 유럽공장 설립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정일택 대표를 포함한 회사 수뇌부가 유럽 출장길에 올라 4개(포르투갈·루마니아·세르비아·튀르키예) 후보군 가운데 최적지를 선정하기 위한 정보전을 펼쳤다. 연간 7500만본의 생산능력을 갖춘 글로벌 타이어 회사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교두보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는 최근 유럽 영업망 점검차 이탈리아 출장을 다녀왔다. 임승빈 영업총괄 부사장을 비롯해 조만식 연구개발본부 전무, 윤장혁 G.마케팅담당 상무 등 임원과 함께 유럽의 딜러사를 만나 EV(전기차) 전용 타이어인 이노뷔(EnnoV)의 현지 반응 등을 살폈다.


이들 수뇌부는 주요 시장인 유럽의 비즈니스 파트너가 집결한 자리인 만큼 신공장 후보지에 대한 정보도 주고받았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9번째 생산시설이 될 첫 유럽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는 유럽시장이 북미시장 다음으로 크지만 아직 현지에 생산 거점을 보유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유럽지역에서 북미지역(1조2160억원) 다음으로 많은 9639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국내 타이어 3사(한국·금호·넥센) 가운데 유일하게 유럽공장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2007년에 헝가리 공장을 세웠고, 넥센타이어는 2019년에 체코에 유럽 거점을 마련했다.


아직 부지 선정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금호타이어의 유럽공장 설립은 꽤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후보지는 4곳으로 좁혀진 상태다. 서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포르투갈과 동유럽권인 루마니아, 세르비아 그리고 동서양을 잇는 관문인 튀르키예를 놓고 저울질 하고 있다. 당초 헝가리도 검토대상에 올랐지만 근로자 임금이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고 최종 배제했다.


설립 규모는 초반에는 600만본으로 시작해 향후 1200만본으로 증설한다는 구상이다. 계획대로 라면 금호타이어는 수년 내로 7500만본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국내외에 마련한 8개 공장을 통해 연간 6300만본의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국내에서는 ▲광주 1180만본 ▲곡성 1410만본 ▲평택 220만본의 물량을 담당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3곳(난징·텐진·충칭)의 공장이 들어서 있는 중국에서만 연간 2320만본이 생산된다. 이외에도 지난해 증설된 베트남 빈즈엉(Binh Duong) 공장이 1250만본을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6년에 미국 조지아(Georgia) 공장이 준공되면서 330만본을 추가로 확보했다.


유럽공장 설립은 금호타이어의 공급망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도 이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금호타이어는 벤츠, BMW, 아우디 등 유럽에 위치한 주요 OE(신차용 타이어) 공급사에 100% 해운을 활용해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국내와 중국, 베트남 공장이 유럽 쪽 물량까지 책임지고 있는 상황이다. 바닷길에만 의존하다 보니 홍해 사태와 같은 물류 리스크에 취약점을 안고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장거리 운송으로 인해 운반비 부담이 큰 편이다. 실제 한국타이어의 경우 연매출에서 운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 남짓한 반면 금호타이어의 경우 해당 비중이 10%를 뛰어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 5개년만 놓고 봐도 금호타이어의 매출액 대비 운반비 비중은 2019년 5.8%를 보인 데 이어 ▲2020년 6.96% ▲2021년 12.59% ▲2022년 15.08% ▲2023년 6.80%를 기록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유럽공장이 들어서게 되면 부품사의 접근성을 중요시하는 독일 완성차 업체로의 공급 물량을 늘리는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공장 설립시 현지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보조금 지원 규모 등을 고려해 최적지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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