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전기차 '캐즘 트러블' 신차로 정면승부
완성차 5사, 올 4월 누적 전기차 판매 37%↓…라인업 다양화, 침체탈출 돌파구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7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이오닉5. (제공=현대차)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이 국산차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정체기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차·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5개사 판매량, 약 40% ↓…한국GM·르노, 전기차 라인업 無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자동차·기아·한국GM·KG모빌리티·르노코리아)가 내수에서 판매한 국산 전기차는 총 1만2233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1~4월) 총 1만9506대의 전기차 판매 실적을 올렸던 점과 비교하면 무려 37.3% 줄어든 규모다.


전기차 EV9. (제공=기아)

국산 전기차 판매 차종은 ▲현대차 7종 ▲기아 5종 ▲KG모빌리티 1종 총 13종으로 1년 전과 동일하다. 하지만 세부적인 모델에는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현대차는 코나EV를 출시했으며 기아는 레이 EV와 EV9을 새롭게 선보였다. KGM는 토레스 EVX를 등판시켰다. 


다만 한국GM은 볼트 라인업 2종을 단종했고, 르노코리아 역시 트위지와 조에의 수입을 완전 중단했다. 이에 따라 한국GM과 르노코리아의 포트폴리오에는 전기차가 없다.


특히 각 차종별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감소폭이 두드러진다. 현대차 핵심 전기차인 아이오닉5의 경우 판매 대수가 36.3% 줄었다. 비인기 모델인 G80 전동화와 GV70 전동화 판매량은 80% 이상씩 떨어졌다. 기아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주력 차종인 니로 EV와 EV6의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각각 81.2%, 67.4% 뒷걸음질 쳤다.


◆보조금 축소·불편한 충전 인프라 등 영향…장기화 전망


이처럼 전기차 판매가 위축된 것은 비단 내수 시장의 일이 아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둔화세에 진입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보조금 축소, 내연기관차량에 비해 비싼 가격, 불완전한 충전 인프라 등을 이유로 소비자들이 외면하기 시작해서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2021년 105%에 달했으나 2022년 57%, 2023년 29%로 증가폭이 줄고 있다. 특히 카날리스는 올해 성장률도 전년 대비 2%포인트 가량 하락한 27.1%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캐즘 현상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인 테슬라는 지난해 2월에 이어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GM의 경우 기존 전기차 생산 계획을 폐기하고 미시간주에 건설 예정이었던 전기 픽업트럭 생산 시점을 연장했다.


◆현대차 아이오닉9·기아 EV3 등 신형 전기차 출시로 대응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 출시로 캐즘 현상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대중화가 예정된 수순인 만큼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코란도 EV 택시. (제공=KGM)

현대차는 올해 소형 SUV인 캐스퍼의 전기차 버전인 '캐스퍼 일렉트릭'을 출시한다. 해당 차량은 1회 충전거리가 350km 이상으로 예정된다. 특히 소형차 선호도가 높은 일본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또 전기차 전용 브랜드인 아이오닉의 천 번째 대형 전기 SUV인 '아이오닉9'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 충남 아산공장의 설비 공장을 마친 상태다.


기아는 소형 전기 SUV인 'EV3'의 출격을 예고했다. 최소 480km 이상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EV3는 이르며 내달부터 광명2공장에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KGM은 준중형 전기 SUV인 코란도 이모션의 이름을 '코란도 EV'로 바꾸고 내달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신규 배터리를 장착하는 해당 신차는 기존 코란도 이모션보다 상품성을 강화하는 반면 가격을 낮춰 소비자를 공략할 계획이다. 한국GM은 연내 중형 SUV인 이쿼녹스의 전기차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라인업이 다양해질수록 소비자 선택지가 많아져 캐즘 현상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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