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종금 포스증권 합병
통합 증권사 '첫발'…향후 과제는
포스증권 자체 경쟁력 '미미'…고객 기반 확대 '필수'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6일 07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우리금융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과 한국포스증권 합병을 통해 우리금융그룹의 숙원이었던 증권사 재건이 본격 첫발을 내디뎠다. 그동안 중형 증권사 인수를 목표로 삼았던 우리금융은 매물 확보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포스증권을 통해 증권업 라이선스 확보라는 소기의 목적만 달성하게 됐다.


초소형 증권사를 인수합병(M&A)하면서 우리금융이 풀어야 할 숙제는 더욱 많아졌다. 증권 영업 기반을 갖춘 중형 증권사를 품었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부분이었다는 분석이다.


리테일 경쟁력 확보 '쉽지 않아'…계열사와 협업 '필수'


우리금융은 증권업 진출의 지향점을 '기업금융(IB)+리테일(디지털)'로 설정하고 추진 전략을 모색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을 합병할 경우 우리종금의 기업금융 기반과 포스증권의 디지털 중심 리테일 기반이 상호결합해 IB와 디지털에 차별적 경쟁력을 가진 국내 선도 증권사로 성장하는 데 유리한 조합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우리종금은 기업여신 등 기업금융에 특화된 사업모델을 가지고 이어 합병 증권사의 전통 IB 부문 확대를 위한 기반으로 활용 가능하고, 포스증권은 펀드슈퍼마켓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경쟁력을 바탕으로 6조5000억원의 예탁자산 및 28만명의 리테일 고객 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한 리테일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이 가능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포스증권의 리테일 고객기반이 기대만큼 튼튼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운용업계가 퇴직연금 시장 확대에 따라 공모펀드에서 ETF로 재편이 되면서 공모펀드 투자자들이 ETF로 상당수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펀드에 남아있는 투자자 역시 주식형 펀드보다 채권형 펀드 비중이 큰 퇴직연금 고객들이라 할 수 있어 현재의 포스증권 포트폴리오가 리테일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긴 힘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포스증권의 플랫폼을 잘 활용하기 위해선 향후 우리자산운용과의 협업을 통해 ETF 라인업을 갖추는 작업이 필수로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여기에 포스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28만명의 리테일 고객 기반도 실제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가 아닌 가입자 수로, MUA 기준으로 집계하면 실제 이용하는 고객 수는 더 적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공모펀드 시장은 상당히 축소됐다"며 "펀드슈퍼마켓을 이용하는 실질 고객 수는 28만명에 못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8만명이 실질 고객 수라 하더라도 현재 대형 증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리테일 기반 고객 수가 수백만명 단위인 것을 감안하면 차후 고객 기반 확대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라며 "이 부분에서는 우리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금융 측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우리금융그룹 슈퍼앱 '뉴원(New Won)'이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전체 플랫폼의 고객군을 활용할 수 있어 합병증권사 고객 증대에 도움이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8월 영업 개시할 수 있을까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은 이날 이사회 후 합병계약을 체결하고, 가까운 시일 내 금융당국에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3분기 중 합병 증권사 출범이 목표인데, 이르면 8월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이 받아야 할 인가는 총 네 가지다. 우선 합병인가를 받아야 하며 이후 증권사 투자매매업과 투자중개업 인가가 뒤따라야 한다. 투자중개업은 포스증권이 기존에 영위하던 업무지만, 대상 증권을 확대하는 등록 과정이 필요하다.


또 우리종금이 합병으로 소멸하게 되면서 발행어음업무를 존속법인인 포스증권이 이어 받으려면 단기금융업 인가도 받아야 한다. 단기금융업 인가는 어렵지 않게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메리츠증권이 종금을 흡수합병했을 때도 종금이 소멸하면서 추가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 메리츠종금증권으로 재탄생했던 것을 감안하면, 합병 증권사도 마찬가지 과정을 거칠 것이란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종금이 지금껏 발행어음업을 영위해온 만큼 단기금융업 인가는 쉽게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본시장법상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려는 금융사는 ▲200억원 이상의 자기자본 ▲타당하고 건전한 사업계획 ▲충분한 인력 및 전산설비, 그 밖의 물적 시설 ▲대주주의 충분한 출자능력과 건전한 재무상태 및 사회적 신용을 갖춰야 하는데 합병 증권사는 모든 요건을 충족하는 상태다.


이동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총괄팀장은 "네 가지 인가 외에도 대주주 적격 요건이라든지 자본여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는지 등을 금감원이 심사하면 금융위가 의결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인가까지 3개월여가 소요되는데 지금이 5월 초인 것을 감안하면 8월까지는 빠듯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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