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 회장, 1조 달성 가능할까
2세경영 순조로운 가운데 IPO여부· 지주사 체제 전환까지 현안 산적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7일 17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사진)은 계획대로 2025년 매출 1조원 만들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사업다각화로 인한 호실적 등 순조로운 2세 경영 닻을 올린 만큼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지주사 전환 등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적잖은 만큼 고삐를 보다 죌 필요가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동국제약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6616억원, 영업이익 72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11.4%, 14.9% 증가했다. 순이익도 3.6% 증가한 548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만 역대 최대치를 갱신하는 성과를 거뒀다. 약국 유통환경이 개선되고, 화장품 사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앞세운 사업다각화 노력의 결과로 풀이된다.


권기범 회장 입장에서도 이번 호실적이 시사하는 바는 남다르다. '회장' 등극 이후 거둔 첫 성적표란 점에서다. 1967년생인 권 회장은 2002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은 뒤 2010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10여년간 실질적인 2세 경영체제를 구축해왔지만, 지난해 회장직에 오르면서 이를 더욱 공고히 하는 동시에 현 6000억원대 수준인 연매출을 오는 2025년 1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단 비전을 선포했다.


이에 발맞추듯 동국제약만 보면 새로운 캐시카우로 전망되는 신약 파이프라인들이 출격을 앞두고 있는 등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 지난해 기준 보유중인 18개의 파이프라인중 2개를 제외한 나머지가 임상 3상 과정에 있거나 품목허가 신청절차를 밟고 있다.


시장에선 이에 권 회장이 목표로 삼은 2025년 매출 1조원 달성이 어렵지 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 중이다. 더욱이 전사적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동국생명과학의 기업공개(IPO)까지 성공하면 해당 목표 달성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2017년 5월 동국제약 조영제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국내 1위 조영제 기업이다. 당초 2021년 4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며 IPO를 추진했으나 현재까지 표류 중이다. 매출액이 매년 늘고는 있지만 증가폭이 높지 않고, 국내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동국제약의 기대 만큼 기업가치가 나오지 않고 있는 까닭이다. 작년만 봐도 1072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4.4%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런 가운데 2017년 이후 답보상태인 동국헬스케어홀딩스를 중심으로 한 지주사 전환 문제도 권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동국생명과학 IPO보다 후순위로 밀려있지만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선 필수기 때문이다. 다만 완전한 지주사 체제 구축까진 갈 길이 멀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주사를 설립하기 위해선 지주사 자산이 5000억원 이상이고, 자산 중 자회사 지분가액 비중이 50% 이상 차지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동국헬스케어홀딩스의 경우 2021년 기준 자산총계가 1169억원에 불과한 상태다.


시장 한 관계자는 "동국제약그룹의 선결과제가 지주사 전환에서 동국생명과학의 IPO로 바뀐 상태"라며 "올해 동국생명과학의 IPO를 추진한다고 알려졌지만 확정하기 어려운데다, 동국제약그룹이 상장으로 유입된 신규 자금으로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니 만큼 지주사 전환까지 앞으로도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한데 따라 자회사의 IPO가 연기되고 있다"며 "일단 계획은 올해지만 이 또한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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