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제약, 잇따른 악재에 신약 개발 차질 생기나
'조영제 신약 국책 과제' CMC 문제로 중단…의약품 도입 계약 해지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6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제약 하길공장(출처=하나제약 홈페이지)


[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하나제약의 중장기사업 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최근 조영제 신약 관련 국책 과제가 중단된데 이어 의약품 도입 계약이 해지되는 등 악재가 잇따라 터지고 있어서다. 하나제약은 정부 지원 없이 자체 개발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현금성자산이 여유롭지 않은 상황이라 시장에선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나제약은 지난달 4일 조영제 신약 관련 국가신약개발사업 임상단계 지원이 중단됐다고 공시했다. 이번에 중단된 과제는 국책과제로 연구 수행 기간은 2021년 11월1일부터 올해 10월까지였다. 총 사업비는 정부출연금 30억원과 기업부담금 30억원을 합한 60억원 규모다. 하나제약이 과제 중단 전까지 연구개발비로 지원받은 금액은 24억원이다. 과제 종료에 따른 사업비 반환은 없다.


국책 과제가 중단된 것은 'HNP-2006'의 제조품질관리(CMC) 문제 때문으로 해석된다. 하나제약은 지난해 초 HNP-2006의 2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 받았지만 임상 시험 준비 중에 CMC 문제가 발생하며 HNP-2006 생산을 보류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면서 국책 과제 수행 기간 안에 2상 완료가 어려워지자 국가 지원도 중단된 것이다.


조영제 사업은 그 동안 하나제약이 매출 다각화를 위해 공들인 분야다. 회사는 마약성 진통제와 마취제 등에서는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었으나 다른 품목들은 매출이 미미한 편이다. 지난해 기준 순환기와 마약·마취 품목에서 벌어들인 돈은 전체 매출의 54% 수준이다. 이에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HNP-2006 개발에 집중했지만 성과를 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악재는 그 뿐만이 아니다. 하나제약은 지난달 30일 독일 제약사 헬름AG(HELM AG)와 체결한 '펜타닐박칼정'의 국내 도입 계약을 해지했다. 계약이 해지된 이유는 의약품 허가 승인이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대조약 선정 및 대조약 함량 변경 승인여부가 불투명했다. 펜타닐박칼정은 암환자에게서 돌발성 통증이 발생할 경우 투여되는 마약성진통제다. 


하나제약 측은 정부 지원 중단에도 연구개발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자체적으로 보관 안정성 개선을 위한 연구를 진행해 임상 2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독점판매 계약 해지와 관련해서도 위약금은 없다고 밝혔다. 하나제약 관계자는 "정부지원만 중단됐을 뿐이지 관련 연구개발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선 하나제약이 향후 연구개발을 지속할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부 지원이 끊기면서 홀로 연구개발에 나서야 하는 만큼 자금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당장 1년치 연구개발 비용도 감당하지 못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제약의 현금성 자산은 최근 급격히 줄어들었다. 2021년 569억원이었으나 2022년 176억원으로 감소했고 2023년에는 62억원으로 급감했다. 반면 연구개발에는 매년 100억원 가량을 투자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판관비가 급증하며 영업이익도 하락세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2021년 360억원에서 2022년 312억원, 2023년 270억원으로 매년 감소 추세다.  


시장 관계자는 "하나제약이 예기치 못한 변수로 정부의 지원금이 끊기면서 향후 자금부담 역시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며 "최근 현금성 자산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 연구개발을 자체적으로 해나가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