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에너지사업' 미운오리서 백조로 변신
건설 의존도 낮추기…종합에너지기업 성장 포부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0일 07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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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한양이 건설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에너지사업을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에너지사업은 초기 인프라 구축에 시간과 자원이 대거 투입돼야 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초기에는 투자 대비 수확이 미미한 셈인데,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기 전에 투자가 계속된 탓에 에너지사업은 한양의 재무부담을 키우는 요소로 부각되기도 했다.


한양이 공들여 추진했던 동북아 LNG허브터미널 사업이 최근 본격화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에너지사업이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부문을 건설부문만큼 키워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한양의 청사진이 실현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린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양은 국내 최초 순수 상업용 LNG터미널 구축을 위해 '동북아 LNG허브터미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동북아 LNG허브터미널' 사업은 전남 여수시 묘도동 27만4000㎡(8만2885평)부지에 20만㎘(킬로리터) 급 LNG 저장탱크 4기와 기화송출설비, 최대 10만톤 규모의 부두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LNG 저장 및 반출이 가능한 국내 최초의 순수 상업용 LNG터미널이 구축될 예정이다. 2027년 준공 및 상업운전까지 도달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 에너지사업 대규모 투자…재무부담↑


한양은 2020년 3월 200억원을 출자해 완전 자회사로 '동북아엘엔지허브터미널'을 설립했다. 이후 ▲2021년 17억원 ▲2022년 609억원 ▲2023년 137억원 등 매년 추가출자를 이어가며 LNG터미널사업 몸집을 불렸다. 덕분에 지난해 말 기준 동북아엘엔지허브터미널의 자본금은 963억원으로 증가했다.


한양이 4년여간 동북아엘엔지허브터미널에 투입한 자금은 1000억원에 육박하지만, LNG 탱크 등 관련 시설이 마련되기 전인 탓에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동북아엘엔지허브터미널은 ▲2020년 61억원 ▲2021년 37억원 ▲2022년 47억원 ▲2023년 5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말 까지 쌓인 결손금만 198억원이다.


한양이 에너지사업을 키우기 위해 투자한 다른 에너지 관련 회사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한양은 동북아엘엔지허브터미널 외에도 광양그린에너지, 고흥에너지, 솔라시도태양광발전, 아리울태양광발전 등 10여곳의 에너지 관련 회사 지분을 들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에 이익을 낸 곳은 솔라시도태양광발전과 고흥에너지 정도다. 지난해 솔라시도태양광발전은 48억원, 고흥에너지는 2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한양이 보유한 솔라시도태양광발전과 고흥에너지 지분이 각각 30%, 100%인 점을 감안하면 지분법에 따라 두 회사를 통해 인식한 순이익은 38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솔라시도태양광발전과 고흥에너지 외에 나머지 에너지사업 회사들은 모두 순손실을 냈다. 지분율을 감안한 지난해 에너지사업 손실규모는 총 87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한양이 들고 있는 에너지 관련 회사 지분의 장부가액은 약 2600억원에 이른다. 약 2600억원의 지분투자 규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만 50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한양의 자산규모는 1조5554억원인데, 에너지 관련 기업에 출자한 금액은 전체 자산의 17%가량을 차지한다. 


한국신용평가는 "한양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장기 성장동력 확보 등을 위해 에너지사업을 확대하면서 대규모 지분 투자, 자금 대여 등 탓에 재무부담이 확대됐다"며 "에너지사업 추가 지분 출자 등에 따른 추가적 자금소요가 발생할 수 있어 실질적 재무부담의 축소 및 현금흐름 추이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동북아 LNG허브터미널, 수익 본격화 기대


한양은 동북아 LNG허브터미널 사업을 위해 지난 3월 GS에너지와 손을 잡았다. 한양은 총 1000억원가량을 출자해 동북아엘엔지허브터미널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GS에너지와 협력하면서 추가출자를 이끌어 냈다 .GS에너지 동북아엘엔지허브터미널 지분 40%를 확보했고, 한양의 지분율은 60%로 낮아졌다.


한양에 따르면 동북아 LNG허브터미널 1단계 공사 가운데 LNG 저장탱크 2기를 비롯해 부대시설 등을 건설하는 관련 인허가를 마친 상태다.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한양과 GS에너지는 동북아 LNG허브터미널사업을 두고 1단계 공사 이후에도 추가 공사를 통해 LNG 저장탱크를 순차적으로 늘려 터미널 규모를 키운다는 방침이다.


GS에너지가 50% 지분을 들고 있는 보령LNG터미널과 비교해보면, 동북아 LNG허브터미널 상업운전 이후 한양의 에너지 관련 수익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령LNG터미널은 2013년 2월 법인이 설립된 이후 4년여의 1단계 공사기간을 거쳐 2017년 1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1단계 공사에서는 총 3기의 LNG탱크를 조성했는데, 상업운전 첫 해인 2017년 보령LNG터미널은 매출 1426억원, 영업이익 527억원, 순이익 174억원을 올렸다. 설비투자가 마무리되지 않은 탓에 매출 등이 발생하지 않아 2016년 말까지 누적된 결손금만 117억원이었다. 하지만 상업운전 1년여 만에 결손금을 모두 털어내는 성과를 냈다.


보령LNG터미널의 지난해 매출은 2429억원, 영업이익은 919억원으로 집계됐다. 보령LNG터미널은 20만㎘ 용량의 LNG 저장탱크를 총 7기 운영하고 있다. 보령LNG터미널의 매출에서 탱크 등 저장시설 임대 관련 매출이 주를 이루는 만큼, 저장탱크를 기준으로 1단계 공사 완료 후 동북아 LNG허브터미널의 매출을 추산해보면 1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령LNG터미널의 영업이익률이 30%를 웃도는 만큼, 비슷한 비즈니스모델을 지닌 동북아 LNG허브터미널 역시 3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최근 5년 한양의 연결기준 영업이익 평균은 300억원 수준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의 이익이다.


동북아 LNG허브터미널이 조성되는 지역은 국내에서 두번째로 큰 여수국가산업단지와 광양제철소 등 LNG수요가 풍부한 곳으로 꼽힌다. 이에 더해 순수 상업용 LNG터미널로 조성되는 덕분에도 민간상업용 터미널 대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점도 기대요소다.


한양 관계자는 "글로벌 LNG 시장에서 아시아 지역이 전체 수입량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LNG허브는 동북아 LNG 시장의 중심축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최초로 순수 상업용 LNG터미널로 조성된다는 의미도 지닌다"고 말했다.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 등 묘도 에코 에너지 허브 구축 계획 조감도. (제공=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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