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역대급 영업익…조현범 선구안 통했다
시장 전망치 15% 상회…고마진 판매 확대, 조 회장 선제적 투자 결과
이 기사는 2024년 04월 30일 17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이 2013년 9월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타이어 프레스데이 2013' 행사에서 경영성과와 미래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한국타이어)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1분기 기준 역대급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을 실현했다. 주력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 판매 물량이 증가한 데다 고마진 타이어 판매가 늘어난 결과다. 업계에서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대비해 온 조현범 회장의 선구안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영업이익률 18.7%, 역대 두 번째…'어닝 서프라이즈'


한국타이어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1272억원과 영업이익 398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108.8% 급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76% 성장한 3605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타이어의 이번 영업이익은 역대 1분기 중 최대치인 데다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했다. 통상 1분기는 완성차 업계의 전통적 비수기로 꼽히는 만큼 완성차에 타이어를 납품하는 한국타이어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입을 수밖에 없다.


(출처=한국타이어 실적발표 자료)

하지만 한국타이어는 올 1분기에 18.7%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9.1%) 대비 9.8%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이익률이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직전분기(지난해 4분기)의 22.1%보다는 약 3.4%포인트 모자를 뿐이다.


나아가 영업이익의 경우 컨센서스를 15% 이상 웃돌았다. 이달 들어 6개 증권사가 내놓은 한국타이어의 올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3448억원 수준이었다.


◆전기차용·고인치 등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 확대, 이익 순도 ↑


눈길을 끄는 부분은 매출과 영업이익의 성장 속도에 차이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엔데믹 전환과 차량용 부품난이 해소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음에도 평균 단가가 높은 제품이 많이 팔리면서 소폭의 외형 성장을 일궜다.


한국타이어가 빠르게 이익 체력을 다질 수 있었던 주된 요인으로는 전기차용 타이어와 18인치 이상 타이어의 판매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실제 한국타이어가 올 1분기 판매한 신차용 타이어(OE) 가운데 전기차용 비중은 17.2%로, 2023년 말 기준 15%에서 2.2%포인트 상승했다.


아울러 18인치 이상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비중은 3.3%포인트 성장한 46.8%였다. 주요 지역별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을 살펴보면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이 60% 이상으로 가장 높았다. 한국타이어 핵심 시장인 북미의 경우 54.2%에서 56.4%로 2.2%포인트 상승했으며, 유럽은 31.9%에서 37.4%로 5.5%포인트 확대됐다.


여기에 더해 원자재값과 해상 운임 인상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는 점도 한몫했다. 저인치 타이어의 경우 제한된 수요 상황에서 가격 경쟁이 심화된 반면, 고부가 시장의 경우 안정적인 가격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1분기 중 홍해발 물류 대란이 발생했으나, 한국타이어의 경우 기존에 체결한 장기계약에 따라 추가 비용 부담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조현범 회장, 일찍이 미래 모빌리티 시대 준비…과감한 R&D 투자


한국타이어의 이 같은 고공 성장은 조 회장 주도 아래 진행된 선제적 연구개발(R&D) 투자 성과로 볼 수 있다. 예컨대 한국타이어는 전기차가 상용화되기 이전부터 고성능 프리미엄 전기차를 타깃으로 원천 기술을 개발해 왔다. 그 결과 세계 최초 풀라인업 전기차 전용 브랜드인 '아이온'을 출시했다. 아이온은 현재 16인치부터 22인치까지 총 202개 규격으로 판매 중이다.


한국테크노링 전경. (제공=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가 2022년 오픈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테스트 트랙인 '한국테크노링' 역시 조 회장의 집념의 결과물이다. 이 곳을 건설하는데 투입된 비용만 2000억원 이상이다.


조 회장은 당시 "한국테크노링은 급변하는 모빌리티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중장기 관점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테스트 트랙"이라며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투자되는 시설 중 하나인 만큼 양질의 실차 테스트를 바탕으로 미래 비즈니스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혁신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겠다"고 언급했었다.


실질적인 R&D 투자도 지속 중이다. 최근 3년간 한국타이어이 지출한 R&D비용은 ▲2021년 1793억원 ▲2022년 1883억원 ▲2023년 2028억원으로 연평균 6% 이상씩 늘고 있다.


◆올해 전기차용 비중 25% 확대…"두 자릿수 이익률 목표"


한국타이어는 올해 신차용 타이어 공급 내 전기차 타이어 공급 비중을 25%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현재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e-트론 GT', 'Q4 e-트론', BMW 'i4', 폭스바겐 'ID.4', 현대차 '아이오닉 6', 테슬라 '모델Y', '모델3' 등 유수의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전기차 모델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전기차 모델 위주로 꾸준히 공급을 늘려 가고 있다.


한국타이어 R&D센터인 테크노돔에 전시돼 있는 '아이온'. (사진=딜사이트)

글로벌 최상위 전기차 타이어 기술력과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킨다는 계획도 실행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국제자동차연맹(FIA) 주관 세계 최고 전기차 레이싱 대회 'FIA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의 레이싱 타이어 독점 공급사이자 오피셜 파트너로 활약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 기술 개발과 성능 개선에 몰두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올 1분기는 전기차, SUV 타이어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 확대로 인한 제품 믹스 변화와 재료비, 선임 등 주요 비용 안정화에도 판가가 유지되며 높은 수익성 기록했다"며 "매출은 전년 대비 성장하고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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