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 품은 한국타이어
탄탄한 재무체력, 1.7조 확보 '이상무'
구주+유증 신주 매입…현금성자산 2.6조, 차입부담 낮아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9일 10시 5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로에 위치한 한국타이어의 본사 건물인 '테크노플렉스' 입구 전경.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 인수에 필요한 1조7330억원을 마련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따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인수가를 충당하고 남을 만큼의 현금력을 갖추고 있는 데다 차입으로 자금을 유치하는 데 있어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재무체력을 지니고 있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 3일 사모펀드(PE) 운용사인 한앤컴퍼니(한앤코)와 투자양해각서(MOU)를 맺고 한온시스템 주식 1억3345만주를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이는 한앤코가 보유하고 한온시스템 주식 2억6956만9000주(지분율 50.50%)의 절반에 해당한다.


지분 인수가 이뤄지면 한국타이어는 한앤코를 제치고 한온시스템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4년 한온시스템 지분 19.49%(1억403만1000주)를 취득해 2대 주주 지위를 유지해 왔다. 여기에 한온시스템 전체 발행주식의 25%에 해당하는 1억3345만주가 유입되면서 지분율은 44.49%(2억3748만1000주)로 증가하게 된다.


한국타이어는 구주와 더불어 신주도 매입해 한온시스템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향후 한온시스템이 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발행할 6514만4960주도 사들인다는 방침이다. 신주 매집까지 이뤄지면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발행주식의 50.52%(3억262만5960주) 보유하게 되면서 경영권을 쥐게 된다.


한국타이어는 이번 투자로 확보하게 될 한온시스템 주식 1억9859만4960주에 1조7330억원의 가치를 매겼다. 1주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8726원 꼴이다. 투자양해각서가 체결된 지난 3일 한온시스템의 종가(6490원)를 기준으로 보면 34%의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인수가를 구체적으로 보면 구주(1억3345만주) 매입에 1조3679억원의 자금을 사용하며, 신주(6514만4960주) 인수에 3651억원을 투입한다.



한국타이어가 조 단위에 달하는 인수금액을 어떻게 마련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자체 조달로 딜(Deal)을 클로징 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인수가인 1조7330억원을 충당하고도 남을 만큼의 실탄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실제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으로 2조2438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가지고 있다. 현금성자산으로 분류되는 단기금융상품도 4179억원 어치를 소유하고 있다.


이를 두고 증권가 일각에서는 인수 주체인 한국타이어의 자체 능력이 아니라는 이유로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분법 대상으로 얽혀있는 곳들을 제외한 별도기준으로 봤을 때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3331억원에 불과한 터라 인수자금의 상당액을 차입에 의존하게 될 것이란 지적이다. 하지만 M&A(인수합병) 과정에서 계열사 자금을 끌어다 쓸 수 있는 만큼 인수기업의 재무여력은 연결기준으로 보는 게 합당하다는 분석이다.


기보유한 현금 뿐 아니라 캐시플로우(Cash Flow‧현금흐름)도 우수한 축에 속한다. 실제 기업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규모를 보여주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조9731억원에 달한다.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가 되는 조정 EBITDA(에비타)는 1조8353억원 가량이다. 당장 곳간 사정이 여의치 않더라도 1년 안에 2조원에 버금가는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는 부채비율이 32% 수준에 불과한 데다 순차입금의존도는 마이너스(-) 상태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에 가깝다"라며 "차입 부담이 적은 만큼 에쿼티(Equity‧자기자본)의 일부만 사용하고 잔여액은 회사채 발행 등 타인자본을 활용할 수도 있어 자금 마련에 큰 어려움이 따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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