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토지신탁, 재무건전성 적신호…PF우발채무 제한적
사업장 대부분 차입형 토지신탁 방식…채무인수 가능성 낮아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0일 14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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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대한토지신탁(대토신)이 하락세에 돌입한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의 반등을 좀처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NCR은 총위험액에 대한 영업용순자본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주로 신탁사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할 때 사용한다. 이에 따라 NCR이 하락했다는 것은 신탁사의 위험부담이 증가했다는 뜻이다. 대한토지신탁은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공정지연의 추가 비용을 감당하면서 NCR이 떨어졌다.


10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1분기 대한토지신탁의 영업용 순자본에서 총 위험액을 나눈 값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784%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대한토지신탁의 영업용 순자본비율(NCR)이 980%를 기록하며 4년 만에 1000% 아래로 떨어진 후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다.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상위 신탁사의 경우 NCR이 대체로 1000%를 넘는다.


대한토지신탁의 NCR 하락 주요배경은 신탁계정대 급증이 지목된다. 신탁계정대는 주로 차입형토지신탁의 사업과정에서 신탁사가 직접 사업장에 투입하는 자금이다. 대체로 신탁계정대가 증가하면 신탁사의 영업용순자본이 감소해 재무부담이 늘어난다.


최근 원자재값‧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대토신의 신탁계정대가 크게 늘었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의 지난해 말 기준 신탁계정대는 7523억원으로 전년(4739억원) 대비 58.7% 늘었다. 대한토지신탁의 신탁계정대는 2021년 431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부동산 시장에 불황에 빠진 시기부터 신탁계정대가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 신탁계정대가 늘면서 대토신의 재무건전성 지표는 악화됐다.


(그래픽=이동훈 기자)

최근 발간된 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는 지난해 말 기준 대한토지신탁이 국내 부동산신탁사 14곳 중 자기자본 대비 신탁계정대 비율이 두 번째로 높다고 지목하기도 했다. 대한토지신탁은 비금융계열 신탁사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 대한토지신탁의 자기자본 대비 신탁계정대 비율은 192%로, 신탁업계의 평균(88%)보다 두 배 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중소 건설사 파산이 본격화되면서 건설사의 책임준공 부담이 신탁사에 전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토지신탁은 추진 중인 대다수 사업장은 책임준공형이 아닌 차입형 토지신탁 방식인 만큼 채무 인수 위험이 덜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차입형 토지신탁의 경우 선제적으로 리스크관리가 용이하고 우발채무 현실화 시 책임액 규모가 비교적 적다는 것이다.

대토신의 사업장 86곳 가운데 78곳이 차입형 토지신탁 방식이여서 자금 회수도 유리하고, PF 리스크 관리가 더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우선 차입형 토지신탁의 경우 신탁사는 자금 회수 시 선순위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신탁사가 직접 자금을 조달해 사업장에 투입하는 구조인 만큼 신탁사가 금융기관 대비 자금 회수 선순위다. 반면에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은 후순위권이다.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은 신탁사는 시공사가 준공기한을 맞추지 못할 경우 신탁사가 자체 자금을 투입해 준공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차입형 토지신탁의 경우는 신탁사의 책임 규모는 '차입금액'으로 한정돼 있다. 반면에 책준형 토지신탁은 공사 지연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구조다. 신탁사의 책임 규모가 법원 판단에 따라 PF대출원리금 전체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대토신은 차입형 토지신탁의 책임액을 예측 가능한 만큼 재무제표 표기 등을 통해 PF채무 리스크를 관리해 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한토지신탁 관계자는 "지난해 전년 대비 1/3 수준의 신탁사업 물량을 수주하며 선별수주를 이어가는 한편 진행 중인 신탁사업의 리스크는 재무제표 등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며 "최근 신탁사의 PF우발채무 뇌관으로 지목되는 '책임준공형' 방식의 사업장은 소수인 만큼 중소건설사의 도산과 연계된 PF우발채무로 인한 타격이 다소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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