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 자사주 신탁 '열기'..한투證·미래에셋 계약 몰려
저평가 지분확대 및 주가안정 등 시장안정조치 효과 톡톡···취득후 변수 여전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9일 09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세연 기자] 국내외 증시가 급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상장 기업의 자사주 취득이 이어지고 있다. 낙폭을 거듭하는 주가 안정과 함께 저평가 시기에 맞춰 우호지분을 늘리기 위한 선택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시장안정조치에 따라 낮아진 규제 역시 기업들의 자사주 취득 열풍을 뒷받침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1개월(2020.2,16~3.17)간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 상장기업중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신규로 체결했거나 연장한 곳은 총 114곳으로 집계된다. 신탁 규모는 4224억8500만원 가량이다. 기업당 평균 신탁계약 규모는 370억원이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31곳이 총 1654억3578만원  규모의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83개 기업이 257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계약을 체결했다. 신탁계약 체결 기업중 기존 신탁계약을 연장한 곳은 26곳에 불과했다. 88곳이 증시 불안 속 새롭게 자사주 취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1개월간 가장 많은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한 곳은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인 한국토지신탁(이하 한토신)이다. 한토신은 지난 16일 대신증권과 오는 2022년까지 2년간 2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금융위원회가 자사주 매입한도 규제를 완화하는 시장안정조치를 내놓자 곧바로 자사주 매입 규모를 늘린 것이다. 


금융위는 시장 안정을 위해 오는 9월15일까지 상장기업의 1일 자기주식 매수 주문수량 한도를 총 발행주익의 1%에서 신탁재산 총액 범위까지 늘렸다. 기업의 적극적 주가관리를 통한 주가 안정을 독려한 것이다. 자사주 매입은 일반적으로 하락한 주가 관리의 목적이 크다. 저평가된 자사주 취득으로 우호지분을 늘려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방안으로도 활용된다. 


한토신은 지난 2010년 4월부터 당시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과 8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2013년에는 미래에셋대우와 120억원 규모의 신탁계약을 체결하며 자사주 매입에 주력해 왔다. 120억원 규모의 신탁 계약은 지난해 일부 계약물량 해지에 따라 103억원까지 줄었지만 대신증권과의 신규 계약으로 300억원이상을 자사주 매입에 투입하고 있다. S&T홀딩스과 자회사인 S&T중공업, S&TC 등도 KB증권과 총 4건(연장 포함) 200억원의 자사주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SBS콘텐츠허브가 DB금융투자와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120억원 규모 자사주매입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뷰웍스(삼성증권), 이오테크닉스(중소기업은행), 한국정보통신, 선데이토즈, 한라홀딩스(미래에셋대우), 크리스에프앤씨,SBS미디어홀딩스(한국투자증권), 아이에스동서(신한금융투자, KB증권) 등도 각각 위탁기관가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며 주가안정과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위탁기관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총 68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신탁계약 건수는 8건(공동 위탁투자중개, 연장계약 포함)이다. 미래에셋대우는 가장 많은 18건(계약규모 580억원)의 계약을 체결했고, 삼성증권(16건, 530억원), KB증권(14건, 415억원), 대신증권(13건, 480억원), NH투자증권(12건, 430억원)이 뒤를 이었다. 


반면 티웨이홀딩스나 휴비츠, 한미글로벌, 인터파크홀딩스등은 최근 1개월내 기존 체결한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이 만료됐지만 신규 계약을 체결하거나 연장하지 않고 계약을 해지하며 상반되 모습이다. 


한편 업계에서 기업의 잇단 자사주 신탁계약 체결이 주주가치를 제고시킬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을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자사주 취득 노력은 경영의지를 강조해 주가를 견인하는 등 안정세를 이끌 수 있는 긍정적 수단"이라면서도 "만료전후 해당 지분이 재매각되거나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운영자금 등 유동자산으로 활용될 경우 오히려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는 만큼 계약 체결보다 만료이후 자사주의 처분 방법을 꼼꼼히 따지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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