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큐온저축銀, 실적 악화…모회사 엑시트 '발목'
상반기 300억원대 적자, 재무지표 악화…애큐온캐피탈, 자회사 지원부담↑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2일 16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정수 애큐온저축은행 대표이사.(제공=애큐온저축은행)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애큐온저축은행이 올 상반기 300억원대 손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회사인 애큐온캐피탈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기가 임박한 상황에서 애큐온저축은행의 재무지표 악화가 향후 매각 과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상반기 329억 순손실…수익성‧생산성 동반 하락


12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애큐온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32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전년 동기(317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상위 10개 저축은행 중 페퍼저축은행(429억원) 다음으로 적자 규모가 크다.


이에 따른 수익성 지표도 일제히 악화됐다. 상반기 말 기준 애큐온저축은행의 총자산순이익율(ROA)은 지난해 1.40%에서 올해 -0.12%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악화된 수익성을 반영하든 총자산경비율 또한 1.32%에서 1.04%로 하락했다. 총자산경비율은 총자산에서 총경비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운용자산 대비 판매관리비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보여주는 생산성 지표다.


총자산경비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저축은행들이 그만큼 영업 외 비용을 줄이면서 긴축 경영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이밖에 생산성 지표 중 하나인 직원 1인당 충당금적립전이익도 지난해 상반기 2억4500만원에서 올해 2억1600만원으로 11.8%(2900만원) 감소했다.


◆ 건전성 악화에 대손비용 급증…하반기 전망 '암울'


애큐온저축은행의 실적 부진은 수신금리 상승과 대손비용 증가 때문이다. 과거 애큐온저축은행은 여신확대에 힘입어 순이익 규모가 2019년 281억원에서 2021년 621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성을 나타냈다. 하지만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대손비용의 증가로 총자산순이익률(ROA)이 2021년 1.5%를 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1.0%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애큐온저축은행의 연체대출비율(연체율),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가 악화 추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수익성 반등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건전성 악화가 결국 대손비용 부담으로 연결돼 수익성 제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강화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관련 법규와 규정을 개정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파른 금리 상승 등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등 대출채권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충당금 적립 강화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상반기 말 기준 애큐온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 2.08%에서 올해 4.38%로 2.30%p(포인트) 상승했다. 부실채권 현황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도 3.20%에서 5.79%로 2.59%포인트나 뛰었다. 이 기간 애큐온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잔액은 1657억원에서 2353억원으로 42.0%(696억원) 늘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애큐온저축은행은 수신경쟁에 따른 예금금리 상승, 대손충당금 적립규모 확대로 이자비용과 대손비용이 증가하며 적자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어 "애큐온저축은행은 과도한 수신경쟁 지양을 통한 NIM 개선과 경비 통제 등을 바탕으로 수익성 회복을 도모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실물 경기 둔화에 따른 확대된 대손비용 발생 가능성 등은 당분간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애큐온캐피탈, 저축은행 지원 부담↑…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일각에서는 이 같은 재무지표 악화가 애큐온저축은행 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모회사인 애큐온캐피탈의 매각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업계 안팎에서는 애큐온캐피탈이 올해나 내년께 투자금 회수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애큐온캐피탈이 사모펀드에 인수된 후 약 4년의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회사인 애큐온저축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 등 재무지표가 크게 하락하면서 자회사 지원부담이 커진 애큐온캐피탈의 매각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애큐온캐피탈은 2021년 500억원의 유상증자에 이어 지난 5월에도 애큐온저축은행에 500억원 규모의 자금 투입을 진행한 바 있다. 이는 애큐온저축은행의 적정 BIS비율 관리를 통한 재무건전성과 경영안정성 제고 차원이었다. 하지만 애큐온저축은행의 6월말 BIS자기자본비율은 11.8%로 지난해 말 업계평균인 15.7%에 여전히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올해 500억원의 추가 유상증자로 애큐온저축은행에 대한 애큐온캐피탈의 투자규모는 3058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애큐온캐피탈 자기자본의 약 35.8%에 달하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애큐온캐피탈의 자회사 지원 부담이 증가하고 있어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자회사에 대한 익스포저 비중이 다소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내외 여건 악화로 인한 실물경기 저하 전망, 높은 시장금리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 모두에 대한 실적저하 압력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조달금리 상승으로 저축은행 업권 전반의 건전성과 수익성 저하 우려가 증가한 점은 부담요인"이라며 "자회사에 대한 추가 지원 여부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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