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한축 신현성, 부동산 급매각 이유는?
기소 전 추징보전...업계 "급전 필요했나"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2일 11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현성 차이페이홀딩스컴퍼니 대표


[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신현성(37, 사진) 차이페이홀딩스컴퍼니 대표가 성수동에 위치한 건물 매각에 나섰다가 철회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신 대표가 급하게 부동산을 처분에 나섰다는 소식에 다양한 추측을 내놓고 있다.


신 대표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인물이다. 신 대표는 권도형 대표와 함께 테라-루나의 발행사인 테라폼랩스를 창업했다. 권 대표가 해외로 도피한 사이 국내에 체류 중인 신 대표는 권 대표의 몫까지 테라 사태로 인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불구속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 성수동 부동산 이례적인 급급매 매각 시도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 대표 성수동에 보유 중이던 부동산의 매각을 추진했다. 표면적으로는 최근 금리 인상 때문에 자금조달에 난항이 예상된 데다 매수 문의가 끊겨 결국 매각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대표가 매각에 내놓은 부동산은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2가 314-9번지 일원의 옛 종로화물자동차 기숙사 건물과 대지다. 매도가는 620억원대였다. 해당 물건은 신현성 대표가 지난 4월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법인 한앤준에서 설립한 그달 22일 662억원에 매입한 것이다. 매입 후 6개월 정도가 지난 10월부터 매각을 추진했다. 


관련 물건은 매입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40억원 이상 낮은 가격으로 급하게 매각이 추진됐다. 매각 추진 당시 계약 후 1개월 내 잔금 지급이라는 조건도 걸렸다. 매우 이례적으로 빠른 매각을 시도한 것이다. 이에 부동산업계에서 매수한 지 얼마되지 않은 물건을 이렇게 급급매로 매도하려는 것을 매우 이상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 추징 피하기 위한 조치?


앞서 지난달 검찰은 신 대표를 포함한 테라-루나 사태 핵심 관계자들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지난 3일 기각했다. 당시 청구된 영장에는 이들에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과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공모규제 위반,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협의가 적시돼 있었다. 


재판부는 영장 기각 당시 "수사에 임하는 태도, 진술 경위·과정, 내용 등을 고려할 때 정당한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권도형 대표는 해외에 머물며 귀국하지 않고 있지만, 신 대표를 포함한 나머지 인물들은 모두 국내 체류 중이다.


검찰은 11월 1400억원에 이르는 신 대표의 자산을 기소 전 추징보전 했지만, 건물 매각에 나선 것은 추징보전이 이루어지기 전인 10월이다. 추징보전은 피의자가 재판에 넘겨지기 전에 범죄수익을 임의로 처분할 수 없도록 동결하고 나중에 피해액을 보전할 수 있도록 하는 사전 조치다. 다만 이번에 신 대표가 매각에 나선 성수동 건물은 부동산 등기부등본 상 가압류 상태는 아닌 것으로 확인돼 추징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해외도피 정황?


신 대표가 40억원 가량의 손해를 보면서까지 건물을 급매로 내놨던 것에 대해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여러 추측이 오가고 있다.


우선, 권도형 대표가 해외로 도피한 상태라서 신 대표 역시 해외로 거처를 옮기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물 매각에 대한 소식을 전하며 "신 대표가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해외로 떠나기 위해 건물을 팔고 급전을 마련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수사상황을 보면 신 대표의 해외 도피는 현실화되기 쉽지 않다. 지난 7월 검찰이 신 대표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재판이 모두 끝날 때까지 출국금지 조치는 해제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해외로 떠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신 대표가 부동산을 처분하고 현금화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가장 가능성 있는 주장은 테라-루나 관련 수사와 재판이 길어지게 될 경우 자칫 관련 자산이 묶일 수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을 했다는 것이다. 


한 변호사는 "검찰이 범죄수익에 대해 추징보전을 하기 전에는 부동산을 자유롭게 매도가 가능한 상황이므로 해당 건물을 급매로 처분하고 현금화 해두려고 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쪽에는 미리 자산을 정리해 재판 뒤에 이루어질 추징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범죄로 인해 벌어들인 수익이 현물이나 충분한 자산의 형태로 있다면 유죄 판결 후 그것을 몰수할 수 있도록 미리 추징보전을 해둔다"라며 "부동산 형태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오히려 추징이 쉽지만, 매각 후 현금화하면 감추기 쉽다. 이 때문에 추징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권도형 대표는 검찰 수사망을 피해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를 거쳐 동유럽 세르비아로 이동해 주소지 등록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가 해외를 떠돈다면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고, 신병 확보가 되더라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 범죄 입증이 어려워 중형 선고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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