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커 성지' 귀환을 위한 색다른 매력
소비와 더불어 레저, 건강관리 등 체험형으로 관광 목적 변화 확인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8일 18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천공항면세정 전경(제공=인천공항공사)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유커(遊客, 중국 단체 관광객)의 한국 관광이 재개됐다. 2017년 3월 불거진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이후 6년 5개월여 만이다. 한한령 직전 인바운드(방한 관광)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 1위였던 유커들이 돌아온단 기대감에 필수 관광코스인 명동도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특히 유커의 귀환 소식에 국내 면세점, 호텔, 관광지, 카지노 등 관련 기업들이 들썩였다. 실적 개선 기대감에 주가도 급등했다. 한국 관광 재개 소식이 들려온 지난 10일 롯데관광개발은 상한가(30%)를 쳤다. 호텔신라(15.6%), 현대백화점(15.4%), 신세계(9.3%), LG생활건강(13.3%) 등 관광 관련 전반 업종의 주가도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유커가 개별 관광객(싼커)보다 구매력이 높단 점도 한 몫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반가운 소식임에도 마냥 들뜰 일이 아니라는 지적에 더 공감이 간다. 과거 유커의 국내 재방문율이 20% 안팎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간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저가 여행과 바가지 상술로 이득을 보기에만 집중한 결과다.


시간도 많이 지났다. 유커가 강남·명동 등에 즐비했던 2016년과는 괴리감도 커졌단 뜻이다. 최근 방한한 외국인 중 중국인 비율이 높은 곳은 동대문을 비롯한 홍대·연남동 등이라고 한다. 'K컬처'를 즐길 수 있는 데다, 쇼핑을 하기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관광 목적이 레저, 건강관리 등 체험이 포함된 소비 활동으로 변화되는 트렌드다. 또한 중국과 인접성만으로 유커를 유혹하기에도 역부족이다. '엔저'로 한국보다 일본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유럽, 미국 등 중국인의 해외여행도 다변화하고 있는 까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중국 단체 관광객 입국도 허용 됐으니까 그동안 유커 핑계를 댔던 기업들은 시험대에 오른 것 아니겠어요? 경쟁력 차이로 곧 입장이 난처할 기업들이 나올 거에요"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다행히도 유커 관광 재개 소식에 지방자치단체가 선제적으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시는 체험형·소그룹 단위 관광객을 위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마련하고, 코로나19 이전의 싸구려 관광 이미지 탈피를 위한 방안을 수립했다. 또한 유커의 수요를 사로잡을 한류 문화체험 등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했다. 이외 경기관광공사, 부산관광공사 역시 '유커' 유치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유커들의 관광 패턴이 달라졌고, 호불호가 바뀌었다. 과거와 같이 앉아서 기다리는 관광 전략으론 유커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어찌 보면 새로운 출발선에서 선 것이다. 모두가 출발선에 있다는 것은 모두 기회가 있다는 의미다. '성수동 팝업 스토어',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 'K컬처 컬래버레이션 상품' 등 국내 트렌드를 선도했던 기업들이 색다른 매력을 통해 다시 한번 수혜를 누리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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