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나 기자] SGC이테크건설의 지난해 매출액이 1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목표치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플랜트 매출은 1조원이 넘어 토건 매출액의 두 배에 달했다. 다만 플랜트 부문의 이익률이 2%대에 그치면서 회사 전체의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이테크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산업·환경설비 15위, 토건 39위를 기록한 중견건설업체다. 중견건설사로는 드물게 플랜트 설계·조달·시공(EPC)이 주사업이다. 플랜트 EPC는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의해 이테크건설은 오씨아이(OCI)㈜ 대표이사인 이우현 부회장을 동일인으로하는 OCI 기업집단에 속해있다. OCI 그룹 계열사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석유화학, 제약·바이오 등과 관련한 플랜트 건설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테크건설의 사업부는 플랜트와 토건으로 구분되며 양 부문 모두 산업플랜트와 주상복합·오피스텔로 수주 다각화를 추진중이다.

지난해 이테크건설은 매출액 1조5233억원, 영업이익 332억원, 당기순이익 51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6.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1.9%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이 2.2%에 불과하다. 원가 상승으로 마진폭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매출원가율은 2021년 89%였던 반면 지난해 94%까지 올랐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에서 플랜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66%로 1조101억원을 기록했다. 토건 매출액(5133억원)의 두 배에 달하지만 영업이익은 플랜트가 222억원으로 토건(361억원)보다 적다. 영업이익률도 플랜트가 2.2%로 토건(7.1%)의 1/3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플랜트 부문 매출원가율이 크게 상승한 것도 영업이익 감소 요인이다. 2021년 플랜트 매출액 8640억원, 영업이익 403억원과 비교하면 지난해 플랜트 매출액(1조101억원)은 16% 늘어났지만 영업이익(222억원)은 오히려 감소했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 선임연구원은 "플랜트 공사는 기계설비가 중심인데 기계설비는 외주에 맡기는 경우가 많아 비용이 올라가면서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플랜트 건설에서 수익이 많이 나는 부분은 설계·기획·엔지니어링과 같은 고부가가치 사업인데 회사 규모가 크지 않을 경우 시공만 맡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규모가 큰 회사들은 그룹사와 설계·기획·엔지니어링 기술 등을 연계해 플랜트 공사를 진행한다.

이테크건설의 플랜트 매출은 대부분 국내에서 발생한다. 해외 비중은 6%에 그쳤다. 이테크건설의 국내 플랜트 사업장 중 수주금액 규모가 큰 곳을 살펴보면 여수 고순도 크레졸 생산공장, 롯데케미탈 여수 HEC 프로젝트 등이 있다.

여수 고순도 크레졸 생산공장 건설공사 수주총액은 1037억원에 달한다. 크레졸은 제조방식에 따라 합성 비타민 원료 등 식품영양이나 멘솔(menthol) 등 합성향료, 산화방지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는 기초 소재다. 이 사업은 한화솔루션이 올해 7월 상업생산을 목표로 연간 3만t 규모의 고순도 크레졸을 생산하기 위해 여수산단에 공장을 짓는 프로젝트다. 현재 진행률은 91%다.

롯데케미탈 여수 헤셀로스(HEC)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이 헤셀로스 생산량을 연 1만t 증설하기 위해 여수에 헤셀로스 3공장을 증설하는 공사로, 수주총액은 1130억원이다. 헤셀로스는 펄프를 원료로 한 셀룰로스계 수용성 고분자다. 페인트, 생활용품, 건축, 오일시추 등 산업분야에서 증점제, 보습제, 안정제 등으로 쓰인다. 완공 목표는 올해 4분기였지만 현재 진행률은 7%에 머무르고 있다.

대구 성서 BIO-SRF Project의 경우 계약수익이 630억원이다. 해당 사업의 수주일자가 2018년 6월이지만 4년 넘게 흐른 작년 12월말 기준 진행률이 41.48%에 머무르며 사실상 공사가 멈췄다. 대구시가 발전소 건립 불허 관련 행정소송에서 최종 승소했기 때문이다. 당시 대구 시민들은 해당 발전소를 건설해 가동할 경우 대기환경 악화로 인근 주거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로 강하게 반대했다.

아직은 국내 플랜트 사업이 대부분이지만 해외 플랜트 수주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가가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에 플랜트 사업의 정유·화학 부문 발주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테크건설은 동남아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태국 방콕에 eTEC Company Limited를 설립해 태국 내 화학·석유화학 등 Plant 공사의 설계, 구매, 건설 및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이테크건설의 태국 eTEC Company Limited 지분율은 39%다.

이테크건설은 전자재료 및 반도체 등 미래성장 산업분야의 포트폴리오도 확대하는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기업 앰코테크놀로지와 3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팅 공장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사업은 베트남 박닌성에 있는 옌펑2C산업단지에 대지면적 23만㎡,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의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세우는 프로젝트다. 

이테크건설 관계자는 "화공·산업 플랜트 수주 경쟁력을 공고히 하면서 제약·바이오, 반도체·LCD 등 미래성장산업 분야로 수주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며 "베트남 신규 진출을 기반으로 동남아 시장 진출 확대와 중동시장에서 전략적인 영업을 지속해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사업도 진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