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뮬라의 곳간 사정이 빠듯해지고 있다. 적자를 지속하면서 2020년 기관 투자유치로 조달한 자금 대부분 소진한 데다 단기차입에 대한 이자부담도 크게 확대된 까닭이다. 

뮬라의 지난해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7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감사보고서를 공시하기 시작한 2019년만 해도 123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2020년 22억원 ▲2021년 19억원으로 줄어든 뒤 3년 만에 곳간이 고갈 된 셈이다.

이는 이 회사가 3년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020년부터 국내 애슬레저 수요가 폭증하면서 젝시믹스·안다르 등 국내 애슬레저 업체 간 출혈 경쟁이 심화됐고 뮬라 역시 할인 프로모션, 스타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이에 뮬라의 매출은 ▲2019년 296억원 ▲2020년 453억원 ▲2021년 418억원 ▲2022년 511억원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려온 반면 영업이익은 2019년 12억원에서 2020년 마이너스(-) 144억원으로 악화된 뒤 3년째(▲2021년 -85억원 ▲2022년 -77억원)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뮬라는 현재 2020년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조달한 120억원의 자금 대부분을 소진한 상태다. 앞서 2020년 ▲LB인베스트먼트 30억원 ▲SBI인베스트먼트 30억원 ▲스틱벤처스 30억원 ▲한국투자증권 20억원 ▲프라핏인베스트먼트 10억원 등 기관들로부터 120억원의 투자를 받았지만 반복된 적자에 자금이 빠르게 고갈된 것이다.

문제는 보유 현금이 감소함에 따라 뮬라가 차입을 통해 급한 불을 끄면서 이자부담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단 점이다. 2020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뮬라가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단기차입한 총 55억원의 이자율은 2.58%~3.62% 가량이었지만 현재 해당 차입금에 대한 이자율은 4.15%~9.5%를 기록 중이다. 게다가 뮬라는 올해도 17억원을 추가 차입한 상태다.

이에 시장에선 뮬라가 유동성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단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업활동으로는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는 더욱 확대되고 있는 까닭이다. 실제 뮬라의 작년 영업현금흐름은 -8억6386만원으로 전년에 이어 마이너스 기조를 지속했고, 투자현금흐름도 -9억6357만원으로 전년 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다시 말해 투자는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사업경쟁력이 제고되지 않고 있다 보니 영업을 할수록 현금이 유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뮬라가 계획하고 있는 해외사업 확장 등을 위해선 자금수혈이 추가로 필요한 상태인데 대규모 투자 유치나 기업공개(IPO)에 나서기 쉽잖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단 점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과거 뮬라가 투자유치에 성공한 건 애슬레저 시장의 성장세 덕분"이라며 "현재 레깅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데다 젝시믹스나 안다르 등 다른 브랜드와 매출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만큼 경쟁력을 증명해 자금을 조달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뮬라는 2021년까진 IPO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작년부터 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투심이 악화된 것도 있지만 현재 상황으론 밸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려운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뮬라 관계자는 "현재 IPO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내부 논의된 내용이나 공개할만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