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구오하이빈 액토즈소프트 대표가 적극 추진했던 e스포츠 사업이 무위로 돌아가게 됐다. 

구오 대표는 취임 이후 전체 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e스포츠 사업에 의지를 나타내왔다. 그러나 지속되는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사업 정리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액토즈소프트에 따르면 e스포츠 경기장인 'VGS아레나(옛 액토즈아레나)'를 비롯해 e스포츠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e스포츠 관련 자회사 브이에스게임에서 운영 중이었던 중국 게임 '왕자영요' e스포츠 구단 역시 해체된 것으로 파악됐다.

브이에스게임은 본래 2002년 설립된 자회사 온라인웍스였다. 그런데 2018년 4월 프로게임단 운영을 위한 조직으로 바뀌면서 사명 역시 액토즈스타즈로 변경됐다. 그 뒤 2019년 3월 현재 이름인 브이에스게임으로 회사 이름이 다시 한번 바뀌었다. 

브이에스게임의 변천사는 구오 대표가 적극 추진하던 e스포츠 사업과도 맞닿아 있다. 구오 대표는 2016년 11월 취임 당시 자회사 아이덴티티엔터테인먼트 대표도 겸임했다. 그 뒤 아이덴티티엔터테인먼트는 2017년 7월 e스포츠 브랜드 'WEGL'을 공개했다.

당시 구오 대표는 "선수 발굴과 육성, e스포츠 경기장 확보, e스포츠 인재 육성 및 협력사와 협업, 신규 e스포츠 종목 육성 등에 향후 3~5년 동안 전체 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오 대표는 2018년 4월 기자간담회에도 직접 참석해 글로벌 e스포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공개했다. 당시 구오 대표가 발표한 계획에는 프로게이머 오디션 프로그램인 '게임 스타 코리아', e스포츠 블록체인 플랫폼인 '브이에스게임닷컴'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게임 스타 코리아와 브이에스게임닷컴 등 사업은 2023년 현재까지도 구체화되지 않았다. 브이에스게임에서 운영하던 '배틀그라운드' 프로게임 구단인 '액토즈 스타즈 인디고'는 2019년 1월, '버수스 게임'은 2020년 11월 각각 해체 수순을 밟았다.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e스포츠 사업 계획에 차질을 빚으면서 손실이 누적된 영향으로 보인다. 브이에스게임은 2022년 말 기준 자기자본 마이너스(-) 12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있다. 

브이에스게임의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연간 순손실 규모를 살펴보면 2018년 7억원, 2019년 25억원, 2020년 16억원, 2021년 5억원, 2022년 6억원 순이다. e스포츠 관련으로 사업을 전환한 뒤 한 차례도 순이익을 본 적이 없는 셈이다. 

액토즈소프트 연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e스포츠 사업이 본격 전개됐던 2018~2020년 동안 액토즈소프트는 브이에스게임에 전체 110억원을 대여했다. 그러나 2021년에 95억원을 회수한 뒤에는 별다른 추가 투자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구오 대표가 취임하며 e스포츠에 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발언이 허언이 돼버린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액토즈소프트 관계자는 "e스포츠 사업을 사실상 정리하는 수순에 들어갔다"며 "현재 준비 중인 신작 게임 '세라프: 인 더 다크니스'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브이에스게임 법인의 정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