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경석 기자] 반도체용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소재 기업 와이씨켐(전 영창케미칼)이 500억원을 투입해 반도체 설비 증설에 나선다. 이를 위해 기업공개(IPO) 공모자금을 비롯해 이익잉여금, 차입금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와이씨켐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위치한 반도체 생산·연구시설 산업단지에 500억원을 투자해 신규 설비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설비 투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내 협력화단지에 진행하는 것으로 부지 면적은 4040평(1만3356 제곱미터)이다. 예상 투자 기간은 오는 2028년 12월 말까지 완공을 목표로 한다.

◆ 잔여 공모자금 183억원 활용…부족자금 차입

와이씨켐은 500억원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은 회사 보유 자금과 차입 조달 등을 통해 이뤄진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당시 공모자금이 일부 쓰일 것으로 보인다. 와이씨켐은 지난해 코스닥 입성 당시 446억원의 공모자금을 조달했다. 446억원 가운데 ▲IPO 주간사 발행 비용 21억 ▲구주매출 75억 ▲시설자금 40억 ▲단기차입금 상환 110억 ▲연구·개발비 17억원 등이 쓰였다.  이달 회사가 밝힌 남은 공모자금은 1분기 말 기준 약 183억원으로 해당 자금을 활용할 예정이다. 

이익잉여금은 통상 투자 혹은 투자자들에 대한 배당을 위해 쓰인다. 지난 1분기 기준 와이씨켐이 투자 확장을 위해 쓸 수 있는 이익잉여금은 약 165억원이다. 와이씨켐 관계자는 "기업공개 공모자금과 함께 회사의 이익잉여금이 이번 투자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차입금은 은행 대출을 통해 충당할 계획으로 규모를 어느 정도로 할지는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정부 핵심 전략 산업…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한몫

2001년 설립된 와이씨켐은 국내 반도체 제조 분야 국산화 1세대 기업으로 꼽힌다. 반도체 산업용 소재 '포토레지스트'를 양산해 수입 대체에 성공했다. 포토레지스트는 감광액의 일종으로 반도체 노광 공정에서 사용되는 핵심 재료다. 노광 공정은 미세한 전자회로를 반도체 웨이퍼에 그려 넣는 기술을 뜻한다. 주요 제품은 포토레지스트를 비롯해 '유기 하드 마스크(HT-SOC)', '화학기계연마(CMP) 슬러리', '현상액(디벨로퍼)' 등이 있다. 와이씨켐은 2019년 일본이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목 받았다. 

와이씨켐의 매출 70~80% 가량이 SK하이닉스를 통해 일어난다. 지난 1분기 매출 164억원, 영업손실 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 줄고, 적자 전환했다. 1분기 매출의 50%를 차지한 포토레지스트 소재 역시 SK하이닉스를 고객사로 한다. 매출의 27.4%를 차지한 현상액 사업도 SK하이닉스를 대상으로 발생한다. 

와이씨켐에는 SK하이닉스 출신 임원진이 포진해 있다. 카이스트 화학 박사를 거쳐  SK하이닉스 포토레지스트(PR)공정개발 팀장을 지낸 강수진 전무가 개발 3그룹장을 맡고 있다. 또 SK하이닉스 출신인 김용일 상무가 개발 3그룹에 포진해있다. 개발 3그룹은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는 성격을 지닌 조직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정부가 핵심 전략 산업 중 하나로 추진한 것으로 세계 최대 반도체 산업단지로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 20일 용인평택·구미(반도체), 청주·포항·새만금·울산(이차전지), 천안아산(디스플레이) 7곳을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 단지로 지정했다. 대규모 민간 투자가 예정된 경기도 용인, 평택을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거점으로 육성하고 구미는 웨이퍼와 기판 등 반도체 공정 핵심 원재료 공급 기지로 특화하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