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대웅바이오가 뇌건강 노하우를 앞세워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선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지만 대웅바이오의 '효자품목'인 인지장애 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건강보험급여가 축소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향후 새롭게 열릴 '뇌건강 건기식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사전포석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웅바이오는 이달 13일 6조원 규모의 건기식시장 진출을 알리는 론칭 심포지엄 'ONLY ONE'을 개최한다. 대웅바이오는 두각을 보이고 있는 중추신경계사업에서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발휘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중추신경계 제품 글리아타민은 국내 콜린알포세레이트 시장점유율 1위다. 글리아타민 매출은 지난해 1061억원으로 동일 성분 제품 중 처방 규모가 가장 크다.

대웅바이오는 이 같은 중추신경계 분야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살려 뇌건강 관련 건기식을 내달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제품은 글리아타민과 동일한 성분은 아니지만 뇌건강 전문제약사 대웅바이오의 노하우와 국내 유수의 의·약사의 의견을 담아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는 대웅바이오가 원료의약품 및 완제의약품 사업에서의 안정적인 매출 실적에도 새로운 캐시카우 발굴에 나선 이유에 대해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 축소에 따른 뇌건강 건기식시장이 새롭게 열릴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의료현장에서 치매 예방 목적으로 가장 많이 처방돼 온 치료제 성분이다. 하지만 보건당국이 콜린알포세레이트에 대한 치매 질환 급여를 유지하되 근거가 부족한 그 외 질환(치매예방)은 선별급여로 전환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선별급여로 전환되면 환자 본인부담률은 30%에서 80%로 대폭 늘어나게 되고 이는 환자 접근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제약사들이 보건당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이미 1심에서는 제약사들이 전부 패소했으며 2심 결과도 낙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전문약'이었던 콜린알포세레이트가 '건기식'으로 재탄생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등에선 콜린알포세레이트가 건기식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것도 이같은 관측이 나온 배경 중 하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행정소송과 별개로 콜린알포세레이트에 대한 임상재평가가 진행되고 있다"며 "여기서 효능.효과를 검증하지 못하면 제약사 입장에선 건기식으로 바꿀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정할 순 없지만 대웅바이오가 굳이 '뇌건강 건기식' 시장에 뛰어든 것은 관련 시장을 먼저 선점하겠다는 전략 아니겠느냐"라며 "현재는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동일 성분의 제품을 출시하긴 어렵겠지만 소송에 패소할 경우를 사전에 대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대웅바이오 관계자는 "뇌건강 건기식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콜린알포세이트 급여축소에 대응하는 개념이라기보다 새로운 영역을 찾는 것"이라며 "고령화가 이뤄지면서 뇌건강 건기식 시장이 새롭게 열릴 것으로 봤다. 대웅바이오의 점프업을 위한 전략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