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양지해 엠티콜렉션 대표가 이끄는 메트로시티가 언제쯤 적자 수렁에서 벗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그간 외식, 주얼리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해 실적 반등에 나섰지만 주력 사업인 패션잡화의 부진에 4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탓이다. 특히 누적된 적자로 자본금도 줄어들고 있어 시장에선 지속 성장을 위해선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단 입장을 견지 중이다. 

메트로시티는 1992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탄생한 패션 브랜드로 1997년 엠티콜렉션이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국내 론칭 당시 메트로시티는 큼지막한 로고로 정체성을 강조한 디자인과 고품질의 해외 브랜드를 합리적인 가격대에 구매할 수 있단 장점을 토대로 폭넓은 연령층에게 인기를 끌었다.

특히 2004년 창업주인 양두석 회장의 장녀 양지해 대표가 2세 경영을 시작하면서 메트로시티는 본격적으로 몸집을 키웠다. 매시즌 다양한 콜렉션을 선보이면서 젊은 층의 수요를 흡수했고 2015년엔 일본 도쿄에 첫 해외지사를 설립하는 등 해외 진출에도 나섰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양 대표는 2004년 327억원 규모였던 이 회사 매출을 2016년 1189억원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 디자이너 브랜드 편집숍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다양한 패션 플랫폼까지 등장하면서 메트로시티는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하게 됐다. 패션 수요가 보다 대중적인 준명품에서 개개인의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 혹은 고가 명품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이에 메트로시티는 2016년엔 이탈리아 레스토랑 '키친 미미미'를 오픈하면서 외식 사업에 진출했고 2020년엔 기존 라이선스를 통해 전개하던 주얼리 사업을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다. 또한 청담동, 신사동 등 젊은 세대들이 몰리는 지역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열면서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이 역시 실적 반등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실제 엠티콜렉션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누적된 적자에 자회사 순손실까지 더해지면서 이 회사 자본금은 2019년 649억원에서 작년 말 405억원으로 244억원이나 줄어든 상태다. 

이에 시장에선 엠티콜렉션이 빠르게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현재와 같은 자본금 감소가 지속될 경우 지속 성장이 어려워지는 까닭에서다.  

시장 한 관계자는 "엠티콜렉션은 자본금이 꾸준히 줄고 있는 만큼 지속 성장을 위해선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며 "문제는 최근 패션잡화 수요가 고가 명품 브랜드와 중저가 디자이너 브랜드로 양분되고 있어 메트로시티와 같은 준명품이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선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야 한다"며 "패션 시장은 유행이 워낙 빨라서 어떤 브랜드가 언제 갑자기 터질지, 망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양 대표는 메트로시티를 1000억원대의 브랜드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어 신사업 진출이 아닌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장으로도 실적 반등 여지가 충분하다"며 "적자상태에선 기존 사업과 다른 신사업에 뛰어들기보단 보유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방향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