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한스바이오메드가 한때 논란을 빚었던 실리콘 유방보형물 벨라젤 재출시를 서두르고 있는 이유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제품이 2020년 허가받지 않은 원재료 사용으로 철퇴를 맞은 데다 수백억원 규모의 법적 다툼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벨라젤이 견고한 매출을 담당해오던 캐시카우인 데다가 유해성 등 악재 이슈가 대부분 해소됐다고 판단해 한스바이오메드가 재출시를 결정한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23일 한스바이오메드 관계자는 "벨라젤의 경우 올해 8월부로 판매정지가 해제돼 출시에 이상이 없을 것으로 자체 판단했다"며 "협력업체 등과 출시를 위한 내부협의를 진행 중이며 내년 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스바이오메드는 앞서 2020년 말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6개월간 벨라젤 등에 대한 제조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허가받지 않은 원재료를 사용해 제조한 사실이 적발된 까닭이다. 간판 제품이었던 벨라젤에 대한 처분은 한스바이오메드 입장에선 치명타였다. 

당시 벨라젤이 속한 실리콘 소재부문 매출액은 약 282억원으로 전체의 39.79%에 달했다. 그러나 판매중지 처분이 내려진 이듬해인 2021년 5% 수준인 31억원으로 89% 급감했고, 올 6월 기준 해당 매출액은 8억원으로 전체의 1.4%에 그치고 있다.

해당 처분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한스바이오메드는 이후 대전식품의약품안전청을 상대로 제조업무정지 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이를 취하했고, 이로 인해 올 3월까지 벨라젤 제조가 정지됐었다. 재판매 등을 고려했을 시 우선적으로 처분을 받아들이는 게 보다 시간적으로 합리적이란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벨라젤을 시술한 소비자 중 약 4000명이 제기한 40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 등 악화된 여론 속에서도 제조 정지처분기간이 만료되면 곧바로 재생산에 들어가 판매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일각서 나오기도 했다.

이에 더해 올 8월부로 벨라젤 판매 재개까지 가능해지자, 재출시 또한 급물살을 탔다. 최근 한스바이오메드는 원재료 수급을 위해 미국 협력업체와의 협의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출시 준비를 서두르기 시작했다. 벨라젤에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이 불검출됐단 결과가 나오는 등 일찌감치 안전성을 확보한 데다, 현재 진행 중인 벨라젤 시술 관련 자체 보상정책 등에서 주목할만하거나 유의미한 유해성 또한 확인되지 않고 있단 점이 뒷받침됐다.

앞선 한스바이오메드 관계자는 "벨라젤 시술관련 검진비용을 보상하는 프로그램을 진행중인데 전체 약 3만7000명중 현재 1만명가량이 신청했으며 일부의 경우 2차검진까지 진행했으나 유의미한 유해성과 이상징후가 포착되지 않았다"며 "이외 콜센터 등 다른 경로를 통한 불만접수나 피해를 입었다는 사례 등 주목할만한 특이사항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술 고객들이 2020년 말 제기한 민사소송의 경우 올해 변론기일을 진행하긴 했지만 추후 일정을 원고쪽에서 연기하는 등 사안자체가 장기화되고 초반보다 관심이 줄어들었다"며 "벨라젤이 유해하지 않다는 발표 또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