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핸즈코퍼레이션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맹목적인 매출 확대 보단 내실 경영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휠 시장이 성장 한계에 봉착한 데다 대외적 변수에 취약한 현재의 포트폴리오를 극복하려면 기초체력을 길러야 한다고 판단해서다.

핸즈코퍼레이션은 올 상반기 말 연결기준 3898억원의 매출과 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소폭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흑자전환 했다.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 2분기부터 작년 4분기까지 11분기 연속 적자를 냈으나, 올 들어 흑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 회사의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조성된 데다 자체적인 비용통제 덕분으로 풀이된다. 완성차에 알루미늄 휠을 납품하는 사업 구조상 전방산업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올 들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정상화돼서다. 아울러 핸즈코퍼레이션이 올 상반기 판매관리비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8% 감소한 366억원을 지출했다.

다만 핸즈코퍼레이션의 매출 성장폭이 둔화되고 있다. 회사의 최근 10년간 매출 성장률은 5.7%에 그쳤는데, 이미 특정 상위 업체가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터라 점유율 확대가 어려운 까닭이다. 물론 핸즈코퍼레이션이 지난해 이례적으로 38.4%에 달하는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그동안 적체됐던 완성차 판매 수요가 해소된 데 따른 기저효과에 불과했다.

문제는 핸즈코퍼레이션이 이러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신흥국에 승용차용 알루미늄 휠 제조 기술 전수 및 설비 공급 등의 신사업에 진출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단 점이다. 아울러 재고자산과 원재료비 비중이 높아 원가 방어에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핸즈코퍼레이션은 불확실한 상황에 대비해 최소한의 적정 재고를 보유해야 하는데, 해당 재고가 완성차 업체에 납품되기 전까지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회사가 부담한다. 원재료값 인상에 대응하기도 어렵다. 팬데믹 이전 톤(t)당 200만원 수준이었던 알루미늄 합금의 가격은 지난해 400만원까지 급등했고, 해당 비용은 온전히 핸즈코퍼레이션이 지불했다.

나아가 핸즈코퍼레이션의 존속능력에 의문이 붙었단 점은 수익성 등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이 회사의 회계감사인을 맡은 정진세림회계법인은 올 상반기 보고서에 "유동부채(5893억원)가 유동자산(3846억원)을 2047억원 초과하고 있다"며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초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 회사의 올 상반기 단기채무상환능력을 의미하는 유동성비율은 61.9%에서 65.2%로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해당 비율이 여전히 100%를 하회하고 있단 점에서 현금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이 같은 평가는 코스피(유가증권) 상장사인 핸즈코퍼레이션의 기업가치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핸즈코퍼레이션이 불가항력적 외부 요인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고, 기업의 존속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내실 경영을 펼칠 수밖에 없단 시각을 견지 중이다. 예컨대 단가가 높은 휠 제품을 생산하면 이윤을 높일 수 있고, 제조와 영업 등 전반적인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높이면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핸즈코퍼레이션 관계자는 "글로벌 휠 시장 파이를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마진을 많이 남길 수 있는 수익 구조를 정립하고 비용을 최소화는 생산 최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올 4분기부턴 생산과 재무구조가 정상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