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경동제약이 최근 수백억원 규모의 때아닌 추징금 철퇴에도 공격적인 투자활동을 지속할 방침이다. 주력이 아니었던 진료과들로 영업 변화를 유도하거나, 제약영업대행(CSO) 사업 등 체질개선도 본격화했다. 회사는 바이오벤처 등 다양한 투자활동을 통해 성장동력 발굴에 지속 나서겠단 입장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경동제약은 최근 중부지방국세청으로부터 약 155억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았다고 공시했다. 해당 금액은 경동제약 세무조사 추징금 중 최대규모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납부고지서 수령 전 세무조사 결과에 따른 부과 금액이다.

일단 업계에선 경동제약이 추징금 납부를 차질 없이 진행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 이 회사가 견실한 재무구조를 구축하고 있단 이유에서다. 실제 경동제약은 올 6월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만 91억원에 불과하지만, 동원할 수 있는 자금 지표인 유보율의 경우 1637.3%에 달한다. 아울러 부채비율 또한 18.3% 수준으로 매우 낮다. 

경동제약은 이번 추징금 건과 무관하게 현재 진행중인 투자 및 성장동력 발굴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2021년 오너 2세인 류기성 부회장 체제로 전환한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작업에 차질을 빚지 않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는 올 상반기 들어 영업조직을 CSO로 전환한 데 따라 비용 절감 및 불법 리베이트 차단에 나서겠단 방침을 공개하며 체질개선 본격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2세 경영체제로 전환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지난해 김경훈 경동제약 CFO(최고재무책임자)를 각자 대표로 선임하며 투자활동에 힘을 실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대표는 1973년생으로 글로벌 회계 법인이자 컨설팅 업체인 어니스트앤영을 거쳐 2019년 경동제약 CFO로 영입됐다. 시장에선 김 대표가 기존 재무, 회계 업무와 함께 성장동력 발굴과 투자 업무까지 맡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발 맞추듯 경동제약은 일찍이 2021년 뇌질환 유전자 치료제 전문기업 에이앤엘바이오에 3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지난해 바이오 벤처기업인 아울바이오에 20억원을 투자한 상태다. 올 상반기 들어선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 킹고투자파트너스 주식 14만주를 7억원에 추가 취득하고 최대주주(23.1%)로 올라서기도 했다. 킹고투자파트너스를 통해 기술력과 역량을 보유한 바이오 헬스케어 벤처기업 투자를 확대하겠단 방침이다. 이에 더해 한국제약협동조합을 주축으로 평택 드림산업단지에 마련된 연면적 4만1000㎡(1만 2500평) 규모의 물류센터인 피코이노베이션에 1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 벤처 등  경동제약이 투자한 타법인 장부가액만 총 617억원 수준"이라며 "경동제약은 바이오도 바이오지만 삼성전자나 야나두 같은 이종산업에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동제약 관계자는 "법인세 추진사항에 대해서는 유보금 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며 업종을 떠나 시너지가 기대되는 사업이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며 "아울러 자사 미래 포트폴리오에 대해서는 마케팅 대행 시장 확대와 약가 인하 방어 품목 특화 (R&D강화)를 계획 중이며, 생산 및 관리 시스템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 등 다양한 방향으로 실적 향상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