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국내 건설경기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내년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건설수주와 투자가 모두 감소하는 등 건설경기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4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2024년 국내 건설수주가 전년 대비 1.5% 감소한 187조3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건설수주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2022년 건설수주는 229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3년부터 상황이 반전됐다. 국내 건설수주는 2023년 2월부터 8월까지 7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2023년 건설수주는 190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3% 감소한 데 이어 2024년에도 감소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건설 경기 전망을 발표한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024년 고금리 상황의 장기화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 등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지속할 것"이라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 민간 수주가 반등하기 어려워 건설수주가 2년 연속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투자의 경우 2023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상반기 건설투자는 132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박 연구위원은 "2023년 1~8월까지 주거용과 비주거용 건축이 모두 증가하는 등 양호한 흐름세를 보였다"며 "전체적인 건축공사가 증가했고 미분양 주택도 감소하며 2023년 건축투자가 회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공사비 급등 여파로 신규 착공은 감소해 향후 건설투자는 위축될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2020년 118.9 수준이던 공사비지수는 2022년 146.6으로 치솟았다. 2023년 8월 기준 공사비지수는 151.2로 2020년 대비 27% 증가했다.

박 연구위원은 "2023년 1~8월 건축착공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감소했다"며 "건설사가 수익을 내기 어려운 가운데 금융상황도 좋지 않기 때문에 신규 착공물량은 위축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2024년 공공공사와 민간공사는 상반된 모습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공공공사의 경우 정부 예산 증가로 인해 양호하겠지만, 민간공사는 부진을 이어갈 것이란 설명이다. 2024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26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상승했다.

박 연구위원은 "2024년 SOC 예산안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가덕도 신공항 등 대형 SOC 사업이 포함된 만큼, 이와 연계한 수주가 증가할 것"이라며 "민간의 경우 자금조달 어려움이 지속할 것이기 때문에 수주 환경이 개선되는 데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2024년 국내 건설경기 반등은 어렵다는 주장이다. 박 연구위원은 "거시경제적, 정책적 요인을 검토한 결과 국내 건설경기가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건설사는 재무안정성을 강화하고 선별 분양을 지속하는 등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건산연은 2024년 주택가격은 2.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전세가격은 2023년 4.8% 하락하는 반면 2024년에는 2.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