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시노펙스가 수입 의존품목인 '10나노급 첨단 반도체 케미컬여과용 AF필터(All-fluoropolymer) 국산화에 앞장선다.

시노펙스는 10나노급 AF필터 생산 시설구축을 위한 설비투자를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AF필터는 반도체 세정공정에서 사용된다. 불산과 황산 등 강산에서 견디면서도 나노급 크기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최첨단 10나노급 이하의 반도체 생산을 위해선 10나노 이하의 필터가 필수적이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AF필터 시장은 연간 약 1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시노펙스는 AF필터에 사용되는 ePTFE 소재 국산화를 위해 지난 2019년 국책과제로 연구개발(R&D)을 시작했다. 이듬해 ePTFE 소재 벤처기업 프론텍을 흡수합병(M&A)하고 올해 20나노급 파일롯 시설을 갖추며 해외 글로벌 업체 수준의 R&D 역량을 확보했다.

시노펙스가 이번에 투자하는 ePTFE 생산 설비는 필터 기공 크기가 성인 평균 머리카락 두께(평균 약 100마이크로미터)의 약 1만분의 1에 해당하는 10나노급의 초미세 기공을 만드는 멤브레인 필터 기술이 적용된다. 나노급의 ePTFE 필터의 역시 첨단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ePTFE는 반도체 생산 공정 외에도 바이오, 제약, 수소연료전지, 고청정 크린룸용 울파(ULPA) 필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시노펙스는 CMP 필터(Chemical Mechanical Polishing Filter)를 국산화 한뒤 글로벌 1위 반도체 기업에 납품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석유민 시노펙스 연구개발(R&D) 센터장은 "국내 반도체 산업 내 소부장 공급망 안정을 위해 AF필터를 개발했다"며 "생산시설 완공 및 양산화 시점인 내년 하반기에는 15나노급의 양산용 제품을 출시하고 2025년 말까지는 3나노급 필터 기술 개발과 양산 적용을 동시에 진행해 반도체용 케미컬 필터시장을 대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