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SPC삼립이 늘어난 이자비용에 순이익을 잠식당하고 있다. 외형 확장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와 차입금에 대한 이자율 상승 등이 이자비용 부담을 늘린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시장에선 SPC삼립이 향후 안정적인 수익을 담보하기 위해선 확대된 이자비용 통제가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 중이다. 

SPC삼립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642억원으로 전년 동기 603억원 대비 6.5% 늘어났다. '포켓몬빵'에 이은 '산리오빵'으로 연타석 흥행에 성공한 베이커리사업과 엔데믹 전환 이후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식자재유통이 뒷받침됐다. 특히 올해 들어 포케몬빵 판매는 작년보다 약 10% 증가했고, 신제품인 산리오빵도 월평균 20~25억원 안팎의 꾸준한 신규매출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외비용 등을 제한 실질적인 수익지표인 순이익의 경우 391억원에서 369억원으로 5.6% 오히려 쪼그라들었다. 시장에선 이자비용 부담 확대가 순이익을 갉아먹은 요인으로 분석 중이다. 실제 SPC삼립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이자비용은 134억원으로 전년 동기 91억원보다 47.3%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SPC삼립의 이자비용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외형확장 투자를 위한 차입 확대 영향이 컸다. SPC그룹은 2030년까지 '그레이트 푸드컴퍼니'로의 도약과 매출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전 계열사들의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룹 핵심계열사인 SPC삼립 역시 내년까지 매출 4조원을 1차 목표로 내걸었다. 이 회사의 작년 기준 연결매출이 3조3145억원 남짓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아직 7000억원 가량의 외형 성장이 필요하다.

이에 SPC삼립은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의 투자활동현금흐름만 봐도 작년 3분기 247억원에서 올해 3분기 402억원으로 62.8%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SPC삼립은 올해 8월 베이커리 생산설비 확대와 라인자동화를 위해 시화공장 시설증설에도 715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공표했다. 이는 SPC삼립 자기자본의 18.38%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 외에 해외시장 공략과 가장간편식(HMR) 그리고 이커머스부문과 단체급식 등 다양한 사업 확장도 꾀하고 있다.

문제는 투자가 확대되면서 실탄 마련을 위한 외부차입도 덩달아 확대되고 있단 점이다. 실제 이 회사의 단기차입금은 작년 3분기 말 2427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572억원으로 6% 증가했다. 이 회사의 단기차입 비중은 전체 차입금의 약 90%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고금리 영향으로 빌린 차입금에 대한 이자율이 전년 1.9~5.4% 수준에서 올해 4.4%~5.8% 수준까지 훌쩍 뛰면서 이자 부담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한 관계자는 "SPC삼립이 최근 그룹 비전에 발맞춰 공격적인 투자를 추진하면서 외부차입도 늘어나고 있다"며 "이자비용 확대는 실질적인 수익성 저하로 직결될 수 있어 이에 대한 통제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SPC삼립 관계자는 "올해 순이익이 줄어든 건 신규 투자 외에 기준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이자비용이 확대됐기 때문"이라며 "시설투자로 생산효율성을 높이고 환율방어 전략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금융비용을 줄여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