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현대제철이 전기차, 수소, 친환경 연료운반선 등에 쓰이는 제품 개발과 신규 수요 발굴을 위해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에 맞춰 전통 '굴뚝산업'을 영위하는 현대제철이 친환경 제철소로 전환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R&D 투자로 1869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 대비 R&D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0.7%에서 0.9%로 소폭 상승했다. 

현대제철 사내 연구개발 조직은 연구개발품질본부, 고로사업본부, 전기로사업본부, 모빌리티소재사업본부로 구분되며 각 본부별로 운영 중인 연구개발 부서는 총 21개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수요산업의 성장 둔화로 부진을 겪고 있음에도 R&D에 꾸준히 힘을 싣는 모습이다. 현대제철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한 6조2832억원, 영업이익은 38.8% 줄어든 2284억원으로 집계됐다. R&D 투자비는 ▲2019년 1363억원 ▲2020년 1425억원 ▲2021년 2005억원 ▲2022년 2456억원으로 지속 증가세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속 가능한 철강사'로 전환하기 위해 3대 브랜드 전략 '3H'를 제시했다. 3대 브랜드에는 프리미엄 강재 브랜드 에이치코어, 자동차 솔루션 브랜드 에이치솔루션, 저탄소 제품 생산체계 하이에코스틸이 포함된다. 그 중에서 하이에코스틸은 올해 신규 론칭한 브랜드다. 2030년까지 당진제철소 전기로에 투자해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생산 전환을 추진하고 연 500만톤 규모 저탄소 제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현대제철은 전기차용 고성형 초고장력 강판과 부품 개발에 힘쓰는 한편 친환경 연료 운반선 후판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나아가 수소 생산과 활용까지 수소 가치사슬 종합 연구개발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올해 주요 연구개발 실적으로는 '전기차 셀보호 성능 및 화재 안정성이 향상된 저합금 알루미늄 도금강판 개발', '2세대 전기차 플랫폼 대상 기어 부품 선행 개발', '액화 이산화탄소 저장탱크용 저온인성 보증강 개발' 등이 있다. 

R&D 투자 확대에 따라 지식재산권(IP)도 축적하고 있다. 현재 보유 중인 IP는 대부분 철강제품과 이를 제조하기 위한 공정 또는 설비와 관련됐다. 현재 국내외 특허건은 총 2015건으로 상표권 654건을 포함한 IP는 2669건에 달한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48건, 32건 늘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탄소중립 제품개발에 투자하며 연구인력 채용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