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최근 해외 사업장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사상 최초로 연 매출 1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그간 국내와 해외의 매출 비중을 비슷하게 유지했지만 금리 인상 후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자 점차 해외 비중을 높였다. 특히 올해 3분기 해외사업 비중은 물론 매출까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현대엔지니어링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은 9조1654억원으로 이미 전년도 연간 매출인 8조8124억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추세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연간 매출액은 10조원을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는 셈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21년 전체의 43.42%였으나 2022년 49.76%로 올랐으며 올해 3분기 52.4%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3년 간 약 9%포인트(p) 상승했다.

해외 사업장 매출액도 2021년 3조1935억원에서 2022년 4조3845억원, 올해는 3분기까지 4조8026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해외매출액은 연간 6조원 돌파 가능성도 열려있다.

해외 매출을 공종별로 살펴보면 플랜트보단 건축 사업의 약진이 눈에 띈다. 올해 3분기 해외 매출 중 플랜트는 2조4682억원, 건축은 2조12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기타 부문은 2144억원으로 비중이 크지 않다.

플랜트 부문은 현대엔지니어링의 강점이지만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3조830억원)과 비슷한 수준인 3조원 초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해외 건축 부문은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 전년도 9603억원에서 올해 3분기까지 이미 2조원을 돌파해 상승률이 2배를 넘어섰다. 연간 전체 매출액은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해외 건축 부문의 호조 배경은 미국 대형 사업장의 수주가 큰 역할을 했다.

분기보고서 기준 사업장을 살펴보면 ▲미국 SK배터리공장 신축공사(2조3259억원) ▲미국 HMGMA 현대차공장 신축공사(8789억원) ▲미국 HMGMA 모비스공장 신축공사(6533억원) 등이 있다.

이들 해외 건축 사업장들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실적을 끌어올린 주역들이다. 특히 미국 사업장은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맥이 닿아있다. IRA법에 따르면 미국에서 조립한 전기차의 구매자에게는 한해 최대 7500달러(950만원)에 이르는 세금 공제 혜택을 준다. 현대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요인이다.

이밖에 올해 해외실적 성장을 이끈 주요 플랜트 사업장으로는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사업(3조9508억원) ▲폴란드 PDH/PP 석유화학 플랜트(1조5321억원)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전(1조2221억원) 등이 있다. 해외 플랜트 전문가로 꼽히는 홍현성 대표의 적극적인 사업 추진 결과다. 지난해 3월 홍 대표가 부임한 이후 현대엔지니어링은 꾸준히 해외 플랜트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코로나 팬더믹 이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가율 상승 및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익이 크게 늘어나진 않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1703억원으로 전년도 연간 영업이익(1164억원)보다 많지만 2021년(3646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연간 영업이익은 2000억원을 약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으며 수익성 중심의 사업 수주 및 관리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역대 최고 수준의 매출 및 수주잔고 확보로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