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계룡건설이 이승찬 회장 체제에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실적 하락이 불가피해 신규 분양보다는 미분양 물량 줄이기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내년 입주를 앞둔 사업장이 있는 만큼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계룡건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조1713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1019억원) 대비 3.3%(694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건축 매출이 감소했지만, 분양 매출이 급증하며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3분기 계룡건설의 건축 매출은 993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169억원) 대비 11.1%(1236억원)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분양 매출은 3598억원에서 5466억원으로 2000억원가량 늘었다. 올해 계룡산업이 신규 연결기업으로 편입되며 분양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성은 여전히 저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계룡건설의 3분기 영업이익은 624억원으로 전년 동기(829억원) 대비 24.7%(205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433억원에서 303억원으로 130억원 줄었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원가율이 높아지며 수익성을 방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3분기 계룡건설의 원가율은 92.9%로 전년 동기 91.1% 대비 1.8%포인트(p) 상승했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제56기 정기주총 후 진행한 이사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됐다. 이 회장은 고(故) 이인구 계룡건설 창업주의 막내아들로 계룡건설에서 상무와 전무, 총괄부사장 등을 거친 후 2014년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이 회장 취임 후 계룡건설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신규 분양을 늘리는 게 아닌 미분양 주택 줄이기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계룡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 아파트 분양가구수는 총 2247가구로 지난해(4590가구) 대비 2000가구 이상 줄었다.

3분기 계룡건설의 재고자산 중 상품주택은 105억원으로 지난해 말(50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상품주택은 완공 후 팔리지 않은 주택으로 이 항목이 줄었다는 것은 미분양 주택이 그만큼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공공공사 위주로 수주를 진행하는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인해 관련 사업이 연기된 사례가 잇따르는 등 올해 사업 자체를 많이 진행하지 않았다"며 "신규 사업을 진행하기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입주를 앞둔 사업장이 있는 만큼 실적 반등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계룡건설산업의 분양 사업장은 대부분 서울, 경기, 부산지역에 분포해 있어 미분양 위험이 높지 않다"며 "대부분 분양도 잘 됐기 때문에 입주가 진행되는 시점엔 공사비 회수를 통해 실적 개선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