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보라 기자]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후 첫 계열사 대표(CEO) 인사를 단행했다. 양 회장은 내부 인재를 대거 등용했는데 전문성을 키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은행·증권·카드 등 핵심 계열사 대표는 유임하고 6개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면서 안정적인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평가다.

KB금융지주는 14일 계열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8개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대추위 관계자는 "내부 인재 중심의 선순환 경영승계 구조 장착 및 계열사 경쟁력 제고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신임 대표는 ▲KB증권 WM부문에 이홍구 현 KB증권 WM영업총괄본부 부사장 ▲KB손해보험에 구본욱 현 KB손해보험 리스크관리본부 전무 ▲KB자산운용에 김영성 현 KB자산운용 연금&유가증권부문 전무 ▲KB캐피탈에 빈중일 현 KB국민은행 구조화금융본부장 ▲KB부동산신탁에 성채현 현 KB국민은행 영업그룹 이사부행장 ▲KB저축은행에 서혜자 현 KB금융지주 준법감시인 전무 등 총 6명이다.

양 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신임 계열사 대표로 내부 전문가를 대거 발탁한 점이 두드러진다. 전문성을 길러 '내부 인재 중심의 선순환 경영승계'를 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신규 선임된 6명 중 이홍구‧구본욱‧김영성 등 3명이 내부 인재 출신이다. 이는 현재 계열사 대표 중에서는 1명만 내부 인재 출신인 것과 대조적이다.

우선 이홍구 신임 KB증권 대표는 KB증권 WM영업총괄본부장 부사장 출신이다. 최근 KB증권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박정림 대표는 국민은행에서 WM그룹 부행장을 역임했다.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의 후임이 된 구본욱 대표도 KB손해보험에서 리스크본부장 전무를 거쳤다. 김기환 대표는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 출신이다.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 역시 KB자산운용에서 연금&유가증권부문장 상무로 재직하면서 KB자산운용의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KB캐피탈만 내부 인재에서 은행 인재로 교체됐다. 황수남 KB캐피탈 대표가 KB캐피탈 자동차금융본부장 전무를 거쳐 대표 자리에 앉았으나 후임으로 오는 빈중일 KB캐피탈 대표는 국민은행에서 구조화금융본부장을 맡아왔다.

신규 선임된 성채현 KB부동산신탁 대표와 서혜자 KB저축은행 대표는 각각 국민은행과 KB금융지주 출신이다. 현재 재임 중인 서남종 KB부동산신탁 대표와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도 각각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출신이다.

양 회장은 은행·증권·카드·인베스트 등 주요 계열사의 대표는 교체하지 않고 연임시키기로 결정했다. 김성현 KB증권 대표와 이창권 국민카드 대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연임된다. 지난달 30일 이재근 국민은행장도 연임이 결정됐다. 안정을 꾀하기 위해 핵심 계열사 대표들은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