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신한자산운용이 조재민 단독 대표 체제로 탈바꿈한다. 

조 대표는 2년 임기가 보장되면서 ETF(상장지수펀드)를 비롯한 상품 경쟁력 강화에 힘을 더욱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조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를 맡았던 김희송 사장은 대표이사직에서는 내려오지만 부동산을 비롯한 대체투자 부문의 잠재적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지주는 19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어 조 대표를 비롯한 계열사 CEO들의 연임을 추천했다. 향후 조 대표는 신한자산운용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이사회 및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본래 신한자산운용은 전통자산(주식·채권)을 맡은 조 대표와 대체자산(부동산·특별·혼합)을 담당한 김 대표의 투톱 체제로 운영됐다. 그런데 조 대표가 단독 대표 후보로 결정되면서 향후 회사 경영 전반을 책임지게 됐다.

조 대표는 이례적으로 향후 2년 동안 임기를 수행하게 됐다. 2022년 1월 취임한 그는 조만간 첫 임기 2년을 마친다. 신한금융 계열사 대표들은 대체로 첫 임기 2년+추가 임기 1년 방식으로 연임을 했는데 이번엔 조 대표에게 추가 임기 2년이 보장된 것이다.

조 대표가 취임한 뒤 신한자산운용이 ETF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던 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ETF 시장은 올해 7월에 순자산액 기준 100조원을 넘어섰고 12월 초 기준으로 120조원을 돌파했다. 5개월여 만에 순자산액 20조원이 늘어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ETF 시장에서 조 대표는 신한자산운용 ETF 브랜드 'SOL'의 성장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월배당 ETF, 반도체·소부장 ETF 등을 국내 최초로 내놓으면서 소비자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은 영향이 컸다. 

신한자산운용은 11월 ETF 시장에서 순자산가치총액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2%를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이 0.95%였던 점을 고려하면 1%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전체 순자산가치도 7801억원에서 2조4280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한편 김희송 사장은 신한자산운용의 대체투자 자산 성장을 이끌었지만 이번에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향후 김 사장은 대체투자 업무를 계속 수행하면서 국내외 부동산 시장 불황에 따른 리스크 관리 등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가 1년 임기씩이긴 하지만 이미 한 차례 연임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 대표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신한금융 계열사 대표들이 대체로 첫 임기를 수행한 뒤 성과가 좋으면 한 차례 연임하는 관행이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경우 2022년 이영창·김상태 신한투자증권 각자대표 체제 정도를 제외하면 계열사 단독 대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조 대표에게 리더십을 실어주는 차원에서 단독 대표 체제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